[뉴스메이커]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종결자, '올빼미파' 우에다 가즈오 日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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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3-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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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올빼미파'..."통화정책은 경제상황과 물가 바탕으로"

  • 대표 비둘기파 '벤 버냉키'와 비슷하단 평가...한때 금리인상에 거센 반발도

  • 이날 日은행 결정도 모호하고 섬세..."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 어려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내기로 결정한 가운데 취임 1년 만에 이를 결단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동시에 일본 정부의 무제한 국채 매입 중단도 주장한, 모호하고 섬세한 입장의 '올빼미파'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19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단행했다. 2016년 2월부터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긴 당좌예금 일부에 적용됐던 -0.1% 단기 정책금리는 이날 결정으로 0.1%포인트 올라 0~0.1%로 유도될 예정이다. 또한 일본은행은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국채 시장 금리를 통제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와 자국 기업 주식을 사들여 증시를 떠받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에다 총재는 작년 4월 취임 후 약 1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종식시킨 인물이 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인 기무라 다로 분석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상징적인 조치였다"며 "앞으로 일본은행의 주된 목표는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우에다 총재가 강조해 왔던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그는 2023년 닛폰TV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은 현재 경제와 물가 전망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차 대전 종전 후 경제학자 출신으로는 첫 일본은행 총재로 발탁돼 관심을 모은 우에다 총재는 이론과 실무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도쿄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딴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그와 비슷한 시기에 공부한 사람이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다. 버냉키 의장은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를 대규모 완화정책으로 해결한 대표적인 비둘기파다. 같은 교수에게 지도를 받은 두 사람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도쿄대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며 일본은행 통화정책 결정에도 관여했다. 2000년 8월에는 일본은행 이사회가 전년에 도입한 제로금리 정책을 철회하기로 하자 거세게 반대했다. 당시 일본은행 고위 인사들이 밤늦게까지 그를 포섭하려고 했음에도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닛케이신문은 그에 대해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중앙은행이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소통 방식)를 도입하는 데 기여해 중앙은행과 시장 간 소통을 강화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도 했다. 

그러나 정책 성향으로 보자면 우에다 총재는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둘기파' 일색이었던 이전 총재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그는 초완화 정책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부양책 규모를 단계적으로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그만큼 일본은행 위원들 중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로 꼽힌다.

기쿠치 마사토시 미즈호증권 수석주식전략가는 작년 일본은행 총재 선임 결정 전 우에다 총재가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부류에 속하지 않는다며 "양적완화 정책 중단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또한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제임스 말콤 외환전략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우에다는) 다소 공급 측면을 중시하지만 처음부터 아베노믹스(저금리 정책)에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실제로 이날 일본은행 결정엔 그의 이런 모호하고 섬세한 성향이 잘 드러났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기로 하면서도 국채 매입은 계속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다만 국채 매입 규모는 줄여가기로 했다. 현지 매체들은 대규모 완화가 장기간 이어진 점을 감안해 당분간은 국채 매입을 통한 금리 억제는 지속할 것으로 봤다.

한편 일본은행은 당분간 추가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최초의 상징적인 금리 인상과 이후 인상 간에 거리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8일 강연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추가 인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일본은행은) 완화적인 금융 환경을 유지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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