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장'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내정으로 채권시장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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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2-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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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빼미파로 불리지만 비둘기파 면모도 갖춘 교수

  • YCC 조정할지 외신 주목

  • 시장은 완만한 조정에 무게 두는 상황

구로다 하루히코 현 BOJ 총재와 우에다 가즈오 차기 BOJ 총재 내정자(오른쪽) [사진=EPA·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의 눈이 일본으로 향한다. 오는 4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후임으로 유력하던 후보들이 모두 총재 지명을 고사했고 우에다 가즈오라는 미지의 인물이 등장했다. 

교리츠여대 교수인 우에다 내정자는 금융시장 완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비둘기파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동시에 양적 완화의 한계도 거론했다. 현재 초완화정책이 무기한 지속될 수 없다는 의미다. 시장은 미지의 인물 등장과 그의 모호한 발언으로 혼란이 커졌다. 우에다 내정자 취임시 수익률 곡선 통제(YCC) 조정으로 이어질지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긴장감은 커져만 간다.

◆ '깜짝 지명' 우에다 가즈오 교수는 누구?

우에다 가즈오 내정자가 BOJ 총재로 취임하면 전후 일본의 첫 경제학자 출신 총재가 된다. 기존 은행가나 재무부 관료 출신 BOJ 총재들과 결을 달리하는 것이다. 

지난 14일 로이터 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후임에 우에다 가즈오 전 심의위원을 기용하는 인사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어 우치다 신이치 전 BOJ 위원과 히미노 료조전 금융청장을 부총재로 지명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우에다 내정자의 존재감은 없었다. 기존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 현 BOJ 부총재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아마미야 부총재가 구로다 총재와 일했다는 이유로 직을 고사하고 우에다 내정자를 추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크호스, BOJ 총재에 대한 기대를 뒤엎다"고 표현했다. 

남은 절차는 의회 청문회와 동의다. 오는 24일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소신청취 및 질의 절차를 거쳐 양원의 본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임명된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4월 8일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임명돼야 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경제학자 출신이라는 이력에 우에다 내정자의 행적도 주목받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우에다 내정자의 전공은 국제금융, 거시경제다. 1985년부터 도쿄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학문 활동뿐 아니라 실무에도 여럿 참여했다. 1998~2005년까지 7년간 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내면서 BOJ 정책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닛케이는 "우에다 내정자가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눈길을 끄는 공적도 남겼다. 심의위원 시절 BOJ가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하는 데도 역할을 해 BOJ와 시장의 소통을 강화시켰다. 당시 비둘기적 행보는 아직도 회상되고 있다. 우에다 내정자는 2000년 제로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인지 묻는 찬반 투표서 반대표를 던지며 제로금리 조기 해제를 경고했다. 

이런 우에다 내정자의 또다른 별명은 '일본의 버냉키'다.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우에다 내정자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과 비슷한 시기에 MIT에서 공부했고 스탠리 피셔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버냉키 의장은 과거 미국의 경제 위기를 완화 정책으로 해결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이 같은 별명은 우에다의 비둘기파적 면모를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블룸버그 통신에 "둘 모두 화폐경제학 분야를 전공했고 온화한 말씨를 사용하지만 결단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매우 복잡한 문제가 있다. 무한정 YCC를 유지할 수 없어 우에다의 능력이 시험받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우에다 내정자가 과거 YCC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로 매파적 입장을 보인 것은 시장을 모호하게 만든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해 7월 언론 기고에서 “YCC가 점진적인 조정에는 맞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학자답게 시장의 원리를 강조한 것이다. 

로이터는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실용적 학자 스타일"이라며 "매파 혹은 비둘기파로 낙인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우에다 내정자를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올빼미파로 규정한 셈이다.   

◆ 한계를 마주하고 있는 엔저정책...우에다 내정자 앞에 주어진 숙제는?
 

일본은행 [사진=AFP·연합뉴스]

10년 임기를 마치고 내려오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뒤를 이을 우에다 내정자는 진퇴양난이 된 일본 경제를 마주하게 된다. 일본 경제의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한편 동시에 한계에 다다른 BOJ의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통화정책 중 주춤하는 성장도 고려할 요소다. 지난 14일 발표된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2022년 실질 GDP는 약 546조엔(약 4조1000억 달러, 약 5250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다.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성장률은 전년보다 둔화했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성장세 둔화의 원인으로 고물가가 거론된다. 교도통신은 "고물가가 지속되고 세계 경제 발전이 정체되면 개인 소비가 위축돼 성장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일본의 특성상 엔저는 에너지 수입 가격을 키웠고 물가를 더욱 높였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거의 없는 일본 경제의 특성상 40년 만에 최악의 물가상승률로 인한 비명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YCC 정책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BOJ의 국채 매입 부담을 더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BOJ의 1월 국채매입 규모는 23조7000억엔(1800억 달러)의 국채를 매입했다.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가 0.5%를 넘어섰고 채권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개입했다. 엔화 약세에 강달러가 겹쳐 폭락한 채권에 부담은 커져만 간다. 

문제는 YCC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YCC를 폐지하면 일본의 경기침체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이 있고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정부 부채의 부담이 커진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이와 연동된 금융채 가격이 오르고 이는 채권 시장 불안정화를 초래해 자금 경색을 만든다. 

정부 부채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 부채는 세계 주요국가 중 가장 높다. 일본 정부는 국방 보건 등에 있어 정부 지출을 늘리고 있는데, 이를 BOJ가 자국 채권의 절반가량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버텨왔다. 일본 재무성은 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국채 이자 부담은 약 3조7000억엔(약 35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은 조심스럽게 우에다 내정자가 YCC를 조정할 것으로 본다. 다만 시기와 규모는 여전히 미지수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에다가 등장하고 투기꾼들은 BOJ의 YCC 상한선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시메트릭 어드바이더스의 아미르 안바르자데 애널리스트는 "BOJ가 상당히 빠른 시간에 양적완화를 해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일본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다. 우에다 내정자는 인플레이션이 곧 하락할 것이라는 구로다 총재의 희망을 이어가지 않고 생각보다 빨리 YCC를 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벤자민 샤틸 JP 모건 전략가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우에다 내정자가 구로다 총재와 정책이 어떻게 다를지 시장이 판단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시장은 우에다 내정자의 발언과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0일 유력 후보였던 비둘기파 아마미야 후보 대신 우에다 교수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은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 완화 기대감에 엔화 가격은 1달러 대비 131엔에서 129엔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우에다 내정자의 “금융완화 정책 유지는 적절하다”는 발언이 전해지자 엔화값은 원상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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