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자신을 괴롭히고 상대를 화나게 만드는 '결정장애'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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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인코칭 대표
입력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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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인코칭 대표
김재은 인코칭 대표


인코칭 R&D센터의 연구에 의하면 글로벌 리더십 진단인 성공진단(SuccessFinder) 결과 중 국내 많은 임원급 리더들이 선호하지 않는 역량 중 '결정주도'가 있다. 임원들이 스스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주저하며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보니 사람들은 더욱더 결정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리더들은 코칭 장면에서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이 결정을 제가 해야 할까요?" 자신이 리더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질문이다. "이 결정을 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결정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이 결정에 대해 제가 책임져야 할까요?"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이 문제의 사람에게 어떻게 동기부여해야 하나요?" 고민하는 시간이 다가가는 시간보다 많이 소요된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의 최악의 선택은 "어떻게 해서든 되겠죠"라는 방관자적인 태도와 결정을 보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리더는 결정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 반드시 의사 결정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만약 리더가 의사 결정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믿지 말라고 암묵적으로 말하는 것과 같다.

결정을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회의가 지지부진해지고 서로 책임을 미루며 의사 결정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것을 모두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나중에 결정하는 것은 당장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미루는 행동일 뿐이다. 이런 상황은 고민을 계속 하게 만들기 때문에 술, 담배, 수면 부족 등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괴롭게 만들어 건강상 이슈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의사 결정을 미루는 시간만큼 우리가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빨리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하루가 멀다하고 AI로 인한 변화가 산업을 바꾸는 시대에 살아가는 리더에게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자신과 조직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특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한 리더는 방향성 없는 조직을 만든다. 결정하지 않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답답하게 해서 화가 나게 만들고 심지어 무시하는 행동이라고까지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물론 리더의 결정이 늘 옳지만은 않다. 하지만 결정을 빠르게 해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베인&컴퍼니가 10년간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의사 결정 효율성과 경영 성과 간에 확실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의사 결정을 빨리, 좀 더 수월하게, 더 자주 내렸다.

결정을 내리는 근육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방해하고 저항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더 이상 보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인지, 의사 결정에 중요한 정보가 불충분한 것인지, 과거의 결정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인지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를 알고 원인을 찾아내야 나아갈 수 있다. 나 자신이 결정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솔직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을 옆에 두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결정에 도움을 주는 코치나 조언해주는 사람을 주위에 두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함께 소통하고 결정하는 용기를 주는 동료가 있으면 힘이 된다. 신뢰하는 사람이 피드백을 해 줄 때 마음을 열고 행동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동료의 네크워킹이 잘 구축돼 있을 때 지속적으로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결정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금지어는 이와 같다. 상황을 보죠, 기다려 봅시다, 어떻게 해서든 되겠죠, 상관 없어요. 자신도 모르게 이 같은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사용하고 있다면 심각한 결정장애의 징후로 알고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결정하는 방법을 훈련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권한 위임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리더의 선택은 구성원과 조직에 크고 작은 파급 효과를 주며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직관을 활용해 의사 결정을 잘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잘 알면 선택할 때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아도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매번 자신의 결정을 확인받기 위해 괴롭히지 않는다.

메타 대표인 마크 저커버그는 "가장 큰 위험은 아무것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실패를 보장하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 귀찮고 힘들고 걱정되는 것이 많지만 고민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오늘 당신이 선택할 결정은 무엇인가. 의사 결정하는 목적이 조직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 자신이 후회 없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선택지를 고르게 하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이자 나 자신의 행복과 내가 속한 구성원들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 빠르게 지혜롭게 결정할 수 있는 나만의 리더십을 발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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