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스트롱맨 이미지에 '금'…"ISIS-K 분출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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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4-03-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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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에 최악의 테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스트롱맨'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알렉세이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로 인한 대선 투표소 시위,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습에 이어 ISIS-K의 테러까지 발생하며 푸틴 정권이 내세운 '강력한 러시아'가 흔들리고 있다.

    독일 싱크탱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클레스니코프 선임 연구원은 테러 발생 직후 푸틴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했던 점을 지적하며 "어려운 순간에 푸틴은 늘 사라진다"고 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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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 직후 푸틴 행방 묘연…'강한 러시아' 흔들

  • 피의자 고문 영상 등 유출…우크라 개입 등 여론전

  • 중앙아 노동자 융합 실패…ISIS-K 테러 잇따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20년 만에 최악의 테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스트롱맨’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강력한 대테러전(戰)으로 권력을 잡았던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는 처참한 테러를 막지 못하면서 정권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러시아가 러-우 전쟁의 늪에 빠진 가운데 중앙아시아 출신이 상당수인 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ISIS-K)가 러시아에서 활개를 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정권이 24년 집권 중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알렉세이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로 인한 대선 투표소 시위,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습에 이어 ISIS-K의 테러까지 발생하며 푸틴 정권이 내세운 ‘강력한 러시아’가 흔들리고 있다.
 
독일 싱크탱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안드레이 클레스니코프 선임 연구원은 테러 발생 직후 푸틴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했던 점을 지적하며 “어려운 순간에 푸틴은 늘 사라진다”고 WP에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개발도상국 및 이슬람 국가들이 손잡고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에 맞선 투쟁으로 프레임을 짰다는 점에서 이슬람 테러리즘의 부활은 크렘린의 세계관과도 상충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강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구호로 권력을 유지했다. 1999년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잡기 전 러시아는 이슬람 세력과 연결된 체첸 분리주의 반군의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그들을 때려눕히겠다”며 법적 절차 없이 테러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공약으로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테러가 푸틴 정권의 약점을 드러냈다. 대테러 및 중앙아시아 전문가인 더글러스 런던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러시아 당국은 중앙아시아인 다수가 포함된 IS의 위협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며 러시아 정보 당국이 반체제 인사 색출에 집중하면서 테러가 후순위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푸틴 정권과 친푸틴 선동가들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지목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테러 피의자들을 전기 충격기와 망치 등으로 잔인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온라인에 유출하는 등 대중의 시선을 자극적인 소재로 돌리는 여론전도 진행하고 있다. 피의자들을 고문해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뒷받침할 증언을 얻어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개입 주장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 정치분석가 미하일 비노그라도프는 전날 RBK TV에 나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테러 공격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우리는 안보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테러리즘이 러시아 당국과 러시아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정의돼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내 테러가 잇따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테러 용의자 4명은 모두 타지키스탄 출신이다.
 
러시아가 전시 체제로 전환하면서 중앙아시아, 특히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무슬림계 노동자들이 러시아로 몰려들었다. 중앙아시아 노동자들은 무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들 나라의 수백만 명이 러시아에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러시아 사회와 분리돼, 범죄 조직 및 이슬람주의자들의 포섭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 싱크탱크 전략·기술 분석센터의 루슬란 푸코프 소장은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의 봉기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WSJ에 말했다.
 
한편 ISIS-K는 유럽에서 테러 음모 대부분이 발각됐으나 올해 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카심 술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식 때는 폭탄테러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 같은 달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를 공격했다. 당시 튀르키예 당국은 용의자 47명을 체포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중앙아시아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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