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죠. 전혀 다른 두 명의 인격체가 만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이 연주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요. 선생님과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제겐 축복이에요.” -임윤찬
전혀 다른 두 명의 인격체가 만나, 두 대의 피아노와 네 개의 손으로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다. 사제지간인 손민수(49)와 임윤찬(21)은 무대에 함께 올라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동료로서, 서로의 울림에 귀 기울이며 '피아노의 노래'를 만들어낸다.
둘은 14일과 15일 양일간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임윤찬'을 통해 듀오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손민수와 임윤찬은 최근 기자들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마음속 음악'에 대해 말했다. 둘은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를 정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를 통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등 마음 깊숙한 곳에 머물러 있던 음악들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임윤찬은 “어릴 때부터 제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곡들을 지금 꺼냈다”고, 손민수는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는 저와 윤찬이의 마음에 오래전부터 깊이 흐르고 있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줬다. 12세부터 손민수를 사사한 임윤찬은 이번 인터뷰에서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가 없을 정도로 손민수 선생님은 제 인생과 음악 모두에 절대적이고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스승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민수는 자신의 스승을 회상하며 제자를 생각했다. "슈트라우스의 이 오페라(장미의 기사)는 제 스승 러셀 셔먼(1930~2023) 선생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셨죠.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빈 오페라의 전설적인 연주를 제게 강하게 권하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 감동을 어린 시절 윤찬이에게도 나누었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음악 중 하나가 되었죠."
둘은 이번 듀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어떤 것이 ‘좋은 음악’이며, ‘좋은 연주’인지에 대한 서로의 관점을 나눴다. ‘좋은 듀오’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둘은 다른 듯 같은 대답을 내놨다. 임윤찬은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듀오가 좋은 듀오가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스승의 답은 구체적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에요. 서로의 해석, 숨결, 소리의 밸런스를 유연하게 느끼고 반응할 수 있어야 비로소 두 대의 피아노가 진정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서로의 울림을 귀 기울여 듣고 서로를 비추며 함께 노래하는 것. 그것이 듀오 리사이틀만의 매력이죠.”
공연은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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