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에 빨라지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KDI "신연금 제도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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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4-0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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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제도 기대수익비 1↑…세대 간 형평성 우려

  • 보험료율 18%로 올려도 2080년 적립기금 소진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출산 여파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 세대가 납부한 보험료만큼 총급여액을 받을 수 있도록 완전 적립식의 '신연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KDI 포커스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 보고서를 통해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기금 고갈의 위험 없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세대 간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 기대수익비 1 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신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적립기금은 오는 2039년 최대 규모에 도달한 뒤 점차 감소해 2054년 소진될 전망이다. 정부의 소득대체율 목표인 4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을 35%내외까지 올려야 하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보험료율이 9%인 것에 비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 등을 통해 국민연금 적립기금의 고갈을 늦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험료율 인상 등을 통해 모수개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청년층의 보험료로 다수의 노령층을 부양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납부한 보험료보다 투자 수익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KDI는 모수개혁과 함께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세대의 기대수익비가 1보다 큰 만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기대수익비는 납부한 보험료에 이를 바탕으로 기금운용수익을 더한 것으로 연금급여 전체 규모를 뜻한다. 

현재 국민연금 구조는 1 이상의 기대수익비를 나타내고 있는데 후속 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보험료 수입이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이 적립되다가 소진되면 부과식으로 전환되는 형태다. 보험료율을 18%로 올려도 오는 2080년 적립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세대 기대수익비 1 보장 필요…CCDC형 계좌 도입해야"
KDI는 미래세대에 기대수익비 1을 보장하기 위해 완전 적립식의 신연금을 도입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도 변경 시점 이후부터 납입되는 모든 보험금을 연금기금으로 적립해 향후 기대수익비 1의 연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적립된 보험료는 '구연금' 계정으로 분리하고 재정부족분은 일반재정으로 충당하자는 의미다.

연구진은 현재 구조개혁이 이뤄질 경우 재정부족분이 609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연금개혁이 5년 뒤인 2029년에 단행될 경우 재정부족분은 국내총생산(GDP)의 38.4% 수준인 869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개혁이 조기에 추진될수록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신연금의 재정안정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급여 산정 방식을 현행의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B형은 가입이력 등 근로이력에 의해 실질 급여가 미리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를 연금 수급 개시 시점에 실질 급여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각 연령군의 구성원이 납부한 보험료를 각자 연령군의 통합계좌에 적립·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 급여와 평균 급여 사이의 가중치를 조정해 상대적 고소득자의 연금을 저소득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호트 내에서 소득 이전이 가능한 CCDC(Cohort Collective Defined Contribution)형 계좌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강구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CCDC형을 도입할 경우 보험료율 조정을 통해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세대 간 형평성과 국민연금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대수익비 1에 완전 적립식 신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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