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 통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한때 t당 500달러를 넘었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6일 기준 1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250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빼 산출하며 이 지표가 클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1분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전쟁 여파로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이 치솟아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를 톡톡히 보며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의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 50% 지원도 더해져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원가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되는 시차 효과로 2분기까지도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하반기다. 하반기는 종전으로 인해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따른 역래깅 효과가 본격화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역래깅 효과란 높은 가격에 원재료를 산 뒤 판매하는 시점에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을 뜻한다.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도 악재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로 중동산 원유·나프타 수입이 다시 원활해져 중국 역시 다시 저가의 석유화학 제품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쟁으로 미뤄졌던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대산·여수산단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NCC 사업 재편은 큰 틀에서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여수의 경우 여수 산단 1호 프로젝트(롯데케미칼·여천NCC)는 오는 7월 중 사업 재편을 위한 세부 계획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여수 2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LG화학과 GS칼텍스도 물밑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울산 산단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합의안 마련의 최종 변수로는 이달 기계적 준공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가 꼽힌다. 연간 180만t 규모의 신규 에틸렌 설비를 감축 대상에 넣을지를 두고 기업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 개편 의지가 여전히 강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관련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강한 만큼 울산도 연내 일정 수준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NCC 감축이라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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