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산업계 '비상'…휴식 늘리고 온열질환 예방 총력

  • 중후장대, 고열 설비·야외 작업 많아 직격탄

  • 조선소 8월 초 셧다운·철강 휴식시간 강화

  • 전자업계 AI 도입해 신증설 공장 현장 관리

  • 자동차·방산업계 냉방 시스템 강화로 대응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공사현장에 체감온도 경보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공사현장에 '체감온도 경보'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산업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가전 등 실내 생산 비중이 높은 전자 업계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철강·조선 등 야외 작업이 많은 기업들은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면서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과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은 폭염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고로와 제강설비 등 고열 공정은 가동을 멈추기 어렵고 대부분 야외 작업 비중도 높아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을 크게 웃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현재 정기 하계휴가를 실시하며 현장 근로자들의 재충전 시간을 갖고 있다. 휴가 이후에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혹서기 안전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조선업계 최초로 폭염 작업 시 휴식 시간 확대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올해도 7~9월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휴식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늘려 운영한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휴식 시간을 늘리고 냉방용품 지급과 휴게공간 운영, 보양식 제공 등을 통해 온열질환 예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시간 고로를 가동하는 철강업계는 정부 기준보다 강화된 자체 휴식 기준을 적용 중이다. 포스코는 체감온도 35도 이상 시 45분 작업 후 15분 휴식, 31도 이상 시 50분 작업 후 10분 휴식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산업안전보건 기준인 '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보다 강화된 기준이다.

현대제철 역시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일 때는 1시간 이내에 10분 이상, 35도 이상이면 15분 이상 휴식 시간을 부여한다. 동국제강은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를 '폭염 대비 온열질환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주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현장 근무환경 관리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여름휴가에 들어갔고 울산공장 등 주요 생산거점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근로자들에게 빙과류와 보양식을 제공하고,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생산라인별 냉방 시스템을 운영하며 작업장 온도와 습도를 정기적으로 측정·관리하고 있다.

야외 작업이 많은 항공·방산 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대한항공은 국제공항 화물터미널과 항공기 정비고 근무자를 위해 이동식 대형 서큘레이터를 시범 도입하고 한국항공우주는 7일까지 전사 여름휴가를 실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생산현장 근무자들에게 이온음료와 빙과류 등을 제공하며 혹서기 근무환경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전자업계는 폭염에 따른 직접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도체 공장은 클린룸 온도와 습도를 24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고, 모바일·가전 생산설비도 대부분 실내에서 운영돼서다.

전력 사용량 증가와 반도체 신증설 공사 현장의 온열질환 관리는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발한 '갤럭시 워치 기반 열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을 평택 반도체 생산설비 건설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현장 온·습도와 근로자의 심박수, 활동량 등을 분석해 폭염 단계별 알림과 휴식 권고를 제공한다.

SK하이닉스도 이천·청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폭염 안전 점검과 스마트 안전기술 적용을 강화하고, LG전자는 에어컨·HVAC(냉난방공조)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사업장 온열질환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변수를 넘어 생산현장의 안전과 직결되는 경영 리스크가 됐다"며 "특히 철강과 조선처럼 작업을 멈추기 어려운 업종은 혹서기 현장 대응을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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