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단교' 나우루와 국교 회복...다음은 투발루·과테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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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01-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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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수교국 12개국만 남아

24일 중국 베이징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남태평양 소국 나우루의 라이오넬 아인지메아 외교통상부 장관왼쪽이 국교 수교를 기념하며 악수하고 있다  AFP
2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의 리오넬 아인기미 외교장관이 국교 회복을 기념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예고한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와의 국교 회복을 정식으로 선언했다. 나우루에 이어 투발루와 과테말라 등 국가들이 연이어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겸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오넬 아인기미 나우루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중국과 나우루 간의 외교관계 복원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나우루 정부는 세계에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와 불가분한 일부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나우루 정부는 오늘부터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더는 대만과 공식적 관계를 맺거나 공식적 왕래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부터 대사급 외교관계를 재개한다.

앞서 나우루 정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지 이틀 만인 지난 15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다고 발표했다.

나우루를 기점으로 대만과 단교를 결정하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펑파이는 이날 나우루의 단교로 ‘도미노 단교’가 촉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과 단교 가능성이 제기되는 나라는 나우루와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인 투발루와 중남미 국가인 과테말라 등이다. 투발루는 지난 2019년 ‘친 대만파’였던 에넬레 소포아가 전 투발루 총리가 퇴임하고 카우사 나타노 현 총리가 신임 총리로 선출된 이후 이미 대만과의 단교 가능성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류쾅위 중국 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투발루는 나우루의 이웃 국가로, 나우루처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후 분야에서 (대만보다는) 중국과 다자 간 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테말라 역시 친중 인사인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신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취임한 만큼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펑파이는 “불과 며칠 전 과테말라에서 12년 만에 좌파 성향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아레발로 당선인은 당선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고 발언하며 단교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 위한 중국의 외교 공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대만 수교국은 24개국에서 13개국으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결정된 이후 나우루가 첫 번째로 대만과의 단교를 결정하면서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이제 투발루와 팔라우, 마셜제도, 과테말라, 파라과이 등 12개국만 남았다. 

한편 라이칭더 당선인이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이날 미국 의원들이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내 친대만 성향 그룹 '타이완 코커스'의 공동의장인 공화당 앤디 바 의원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타이베이를 방문했다. 

두 의원실은 성명을 통해 “민주적으로 선거를 치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민주적 가치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연대를 표명하고, 미국과 대만 간 견고한 경제·국방 관계를 더욱 강화할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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