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투자설명서' 읽어봐야 IPO 옥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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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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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발한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IPO 열풍은 올초에도 열기가 식지 않은 모습입니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횡보하자 주변 대기성 자금들이 일반 청약에 몰리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해졌고요.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를 하기보다는 기업에 대해 알아보고 투자를 고려하는 게 비교적 안전한 투자방식입니다. 이때 IPO를 추진하는 기업의 투자설명서를 참고하면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용이해집니다.
 
투자설명서는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전에 증권 취득 권유 시 사용하기 위한 예비설명서, 신고서가 수리된 후 광고 등을 통해 청약을 권유하는 경우 중요한 사항만 발췌해 기재한 간이투자설명서, 효력발생 후 증권 취득 권유 시 사용할 본 투자설명서 등이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모든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죠. 그래도 투자에 앞서 사업내용, 투자위험요소, 재무 관련 사항, 자금 사용목적, 인수인 의견 등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우선 사업내용에는 기업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에 대해 정리되어 있습니다. 산업의 특성, 성장성이라던가 경쟁요소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 또는 신사업 추진 상황도 비교적 자세히 열거해뒀습니다. 반면 투자위험요소에는 산업의 위험, 부정적 전망 여부, 회사의 약점 및 변동성, 경쟁사 등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재무 관련 사항을 통해 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신사업 등 모멘텀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펀더멘탈도 중요한 요소니까요. 재무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 확장은 회사의 기반을 흔들리게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도박입니다.
 
이에 자금 사용목적도 살펴봐야 하는 것입니다. 자금 사용목적은 크게 시설자금, 영업양수, 운영, 채무상환, 타법인증권 취득 등으로 나뉩니다. 대부분 신사업을 염두에 둔 기업은 자금을 조달해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이라면 크게 상관없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기반 자체가 부실화될 우려도 큽니다.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IPO를 추진하려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만약 채무상환이 자금 사용목적일 경우에는 재무적 부실기업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기업 적정가치에 대해 궁금한 투자자는 인수인 의견을 참조하는 걸 권합니다. 인수인 의견은 상장 주관사와 해당 기업 담당자들이 함께 수차례 실사를 진행한 과정을 알려줍니다. 이후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산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항목 대부분이 명시됐습니다.
 
최근에 공시된 현대힘스 투자설명서 인수인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힘스 기업실사에는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IPO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성주완 본부장을 비롯해 IPO3팀이 투입됐으며, 최지용 현대힘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현대힘스 담당자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2022년 2월 대표주관회사 계약체결 후 킥오프(Kick off) 미팅, 11차례에 걸친 기업실사 과정, 예비심사 신청 및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이 나와 있습니다.
 
공모가를 산정한 과정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힘스의 공모가를 상대가치법으로 평가됐습니다. 상대가치법은 동일업종 상장 법인 중 매출액, 자본금, 납입자본이익률, 매출액 성장률 및 부채비율 등을 선정해 대상회사를 비교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널리 쓰이는 방식이지만 비교기업 선정과정에서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 또는 시장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한계점이 지적됩니다.
 
이번 공모에서 현대힘스의 비교대상이 된 유사회사는 동일업종 56개사 중 4차를 거쳐 케이에스피, 오리엔탈정공, 세진중공업, 동방선기, 한국카본, 일승 등 6곳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현대힘스의 2023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 1749억9100만원에 유사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 1.69배를 곱한 후 해당 배수를 적용한 시가총액에 따른 주식수 3561만2000주를 나눕니다. 해당 값을 1에서 평가가액(8311원)에 대한 할인율 24.2~39.84%를 뺀 수치를 곱합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산정한 현대힘스 공모가는 5000~6300원이 책정됐습니다. 이후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확정공모가는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730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이 현대힘스의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의 투자 포인트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본시장 속에서 투자자 마음을 사로잡은 IPO. 전문가들은 IPO 시장이 활발해질수록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기업의 사업성, 재무건전성, 적정가치를 판단하기보다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IPO는 각 기업의 사업 성장성 및 방향성, 자금 사정에 따라 추진하기 때문에 탄탄한 회사 뿐만 아니라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투자자가 먼저 IPO를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 파악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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