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 두고 6·25전쟁 참전한 경찰관 유해,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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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01-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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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관 故김명손 경사 유해 신원확인

  • '호남지역 전투' 참전 중 27세에 전사

사진국가보훈부
고(故) 김명손 경사 [사진=국방부]

어린 자녀를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경찰관 유해가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7년 5월 전라남도 영광군 삼학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당시 전남 보성경찰서 소속 경찰관 고(故) 김명손 경사(추서계급)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6·25전사자는 총 226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경찰관은 총 26명이다.
 
국유단은 ‘전남 영광군 삼학리 인근 야산에 북한군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다수의 경찰관 유해가 매장돼 있다’는 지역주민의 제보를 토대로 2007년 5월 발굴에 나섰다. 그 결과 제보 지역 인근에서 30여구의 유해를 수습했고 이 중에서 현재까지 고인을 포함해 총 23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고인의 딸 김송자씨(79)는 아버지의 유해라도 모시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2014년 11월경 광주시 서구 보건소를 방문해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고인의 유전자와 정밀 대조 분석해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1923년 2월 1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호남지구 전투에 참전해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산화했다.
 
딸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하자 경찰관 한 명이 집에 찾아와 고인에게 “빨리 출동해야 한다”고 알렸고, 고인은 어린 김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엄마 말 잘 듣고 있어라”라고 말하고 뛰쳐나갔다고 한다.
 
이후 고인은 북한군의 호남지역 진출을 막기 위해 국군과 전남경찰국이 전개한 ‘호남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당시 전투에서 삼학리 일대를 지키던 고인이 소속된 경찰 1개 소대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고창에서 영광 방향으로 진출하던 북한군 6사단 1개 대대와 맞서 싸우다 안타깝게도 고인은 1950년 7월 28일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광주시 서구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김씨는 “꿈만 같아 며칠 동안 울기만 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아버지를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버지가 그리워서 ‘연락선은 떠난다’라는 노래를 늘 불렀는데, 이제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면 자주 뵈러 갈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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