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中, 대만 침공 시 韓 GDP 23% 급감…中보다 충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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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01-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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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40%↓·中 17%↓·세계 10%↓

  • 韓 GDP 23.3%↓...대만 다음으로 충격 커

  • 세계경제 충격 10조 달러…팬데믹·금융위기 능가

대만 타이베이 AFP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한 거리에 대만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당사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1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경제적 충격이 중국보다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오는 13일 있을 대만 총통선거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전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하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이하 블룸버그)는 양안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관련해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고 미국이 이에 개입하는 ‘전쟁 발발’과 중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대만 무역을 차단하는 ‘대만 봉쇄’ 두 개의 시나리오로 나눠 세계 및 각 국가가 입는 경제적 피해를 분석했다.

‘전쟁 발발’ 시나리오에서 대만에 가해지는 경제적 충격은 GDP의 4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최근 있었던 유사한 갈등을 토대로 추산한 것”이라며 “해안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시설은 (전쟁 발발로 인한)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대만의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GDP의 16.7%에 달하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적 피해는 GDP의 6.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대만의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이 입는 경제적 타격은 GDP의 23.3% 수준으로, 전쟁 당사국인 중국보다도 클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이 시나리오의 주된 가정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에 동맹국을 참여시키는 데 성공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즉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물적·인적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란 말이다. 일본의 GDP는 13.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GDP의 10.2%에 해당하는 1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이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해 세계 GDP가 5.9%가량 줄어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양안 전쟁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이 역대 수많은 위기 중 가장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된 위협 요소는 반도체 공급망 붕괴다. 대만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전 세계 부가가치의 5.6%(6조 달러)가 반도체를 직접 투입재로 사용하는 부문에서 발생하는데, TSMC 고객사 중 상위 20곳의 시가총액만 총 7조400억 달러에 달한다.  
 
대만 봉쇄 시나리오 
반면 ‘대만 봉쇄’ 시나리오에서 GDP 감소 폭은 대만과 중국이 각각 12.2%, 8.9%, 미국이 3.3% 수준일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경제 GDP의 피해 규모는 전쟁 시나리오의 절반 수준인 5%로 판단했다.

블룸버그는 “경제 충격은 가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으며 불확실성의 범위도 넓다”며 “전쟁이나 봉쇄 기간이 짧고 반도체 공급망과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경우 충격은 더 적을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경제·군사력 증대, 대만의 국가 정체성 강화, 미·중 관계 불확실성 고조 등 이미 위기 조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오는 13일 열리는 대만 총통선거가 잠재적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 및 대만 관리들을 인용해 "1월 선거부터 5월 신임 총통 취임까지의 기간이 위험지대"라며 "차기 총통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만 남부 상공에 위성을 발사하고 대만산 농수산물과 기계류,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등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도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8∼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쑹옌차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과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중국·대만·몽골 담당 부차관보 간 제17차 미·중 국방정책조정회담에서도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고수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에 대만 문제에 대해 조금도 타협하거나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을 중단하며 대만 독립을 반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또한 남중국해에서 군사력 배치와 도발 행위를 줄이고, 개별 국가의 권익 침해와 도발 행위를 지지하는 것을 멈출 것을 미국 측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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