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머니집테크] 올해 내내 하락세 '김포 집값'...5호선 연장·서울 편입으로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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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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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김포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이 이슈가 되면서다. 여기에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5호선을 김포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통상적으로 지역 개발 이슈가 떠오르면 부동산 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하락세를 보였던 김포시의 집값 흐름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지역 개발 이슈들이 내년 총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변질됐고, 가장 중요한 교통 인프라 개발 계획이 지지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포 집값, 올해 계속 하락세…개발 이슈에도 영향 미미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20일 기준) 김포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국민의힘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낸 게 지난달 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포 부동산 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김포시 아파트값은 올해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9월 말 잠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했다. 인근 파주시나 고양시가 8월 들어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이를 유지한 것과는 상이한 흐름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인해 침체하고 있어 올해 김포시의 집값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09년 입주한 장기동 '한강신도시어울림'(574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3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9월 시세가 4억원 후반으로 반등했으나 다시 8000만원 이상 내린 가격에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풍무역 역세권인 '풍무센트럴푸르지오'(2467가구)도 지난 10월 전용 84㎡ 아파트가 6억32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5억45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8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던 2021년과 비교하면 회복이 더딘 편이다.

분양 시장도 반응이 냉랭하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김포시 고촌읍 '고촌센트럴자이'는 1048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98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9 대 1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고촌센트럴자이는 김포 서울 편입론이 제기된 후 김포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단지다. 김포 부동산 시장 기대감을 살펴볼 수 있는 첫 지표였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편입 이슈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판단하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처럼 김포시의 서울 편입도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해당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지금 단계에선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김포시 거리에 서울특별시 편입이 좋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신도시 이후 인구 급증했는데...열악한 교통 인프라에 발목
김포시의 도시 규모에 비해 교통 여건이 워낙 열악하다는 점도 부동산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기능하고 있는 만큼 교통환경 개선이 필수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집값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포시는 인구 50만명이 넘는 대도시다. 2010년대 한강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구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교통 인프라는 부족한 현실이다. 서울 강서구 방화역에서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까지 5호선을 연장하는 게 근본적 대안이지만 인천시와 김포시가 세부 노선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여전히 노선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9년 개통한 경전철(김포골드라인)도 확실한 교통 대책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에 따르면 이달 김포골드라인의 출근 시간대 최대 혼잡도는 289%다. 정원의 3배 가까이 탔다는 뜻으로 숨쉬기조차 힘든 상태를 의미한다.

상황이 악화되자 김포시는 내년 12월 투입할 계획이었던 전동차 6편성 12량을 반년가량 앞당겨 내년 6월부터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혼잡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환승 시민들로 붐비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교통 인프라 개선이 최우선 과제…일자리 등 자족 기능도 키워야"
전문가들도 김포시의 도시 규모에 비해 교통 여건이 워낙 열악하다는 점에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김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은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도로나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5·9호선 연장 등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을 통해 주거 여건을 상향해야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소장도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신축 아파트가 많고 지역 자체만 보면 거주 여건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교통에 대한 이슈가 계속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포의 경우 경기 북부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일자리가 부족한 만큼 산업단지나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자족 기능을 높여야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소장은 "주거 수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일자리"라며 "교통이 좋아진다면 거주의 편의성이 좋아지는 데 따른 집값 상승이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를 만들어 도시의 자족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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