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김범수·이호진 '형사', LG·SK '가사'…재계 덮친 '사법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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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11-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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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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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 총수들이 형사 및 가사소송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거나 법원에 출석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각종 혐의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거나 이미 기소돼 형사 재판 중인 총수들이 법정 구속까지 될 경우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사소송 역시 지분이나 주식 분할을 놓고 다툼이 일고 있어 재판 결과가 경영권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당합병' 1심 선고 앞둔 이재용…항소 가능성 무시 못해
법조계와 재계의 눈길이 가장 쏠리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건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7일 이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고 보고 있다.

수장이 매주 재판에 참석하면서 집중력이 분산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삼성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터라 삼성으로서는 이 회장의 재판이 종결되고 경영 일선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3년 넘게 이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 1심이 내년 1월 26일 선고를 앞두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 회장이 매주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한 점 등을 재판부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양측의 항소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계속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김범수·태광그룹 이호진, 수사 진행형…경영 '빨간불'
카카오도 김범수 전 창립자를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 등 주요 임원진들이 줄줄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5일 SM인수 과정에서 불법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이들을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검찰이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금감원과 검찰은 이들이 SM엔터 기업지배권 경쟁 과정에서 올해 2월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하기 위해 시세조종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3일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에 주요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히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위원장은 김소영 전 대법관이 맡았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준법위가 2020년 이재용 회장이 설립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연상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준법위를 통해 윤리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사법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사면 2개월 만에 업무상 횡령 등 혐의가 발견돼 경찰로부터 자택과 회사 등을 압수수색 당하는 등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 20억원 이상을 조성하고, 급여 명목으로 직원들 계좌에 돈을 입금한 뒤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해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2011년에도 회사 자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태광그룹은 무려 12년 동안 그룹 오너에 대한 수사와 형사처벌로 사법리스크를 반복하고 있다. 이번 수사로 이 전 회장은 경영 복귀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주식 분할 놓고 법정다툼…LG·SK 가사소송도 '주목'
총수들의 가사소송으로 몸살을 앓는 곳도 있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소송을 냈다. 

지난 16일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는 가족 간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난해 소송을 처음 제기할 당시 세 모녀 측은 이번 소송이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날 녹취록을 통해 김 여사가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받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세모녀의 의도가 사실상 경영 참여임을 밝힌 셈이라 소송 결과가 LG그룹 경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도 빼놓을 수 없는 재계 주요 이슈다. 1심은 지난해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의 이혼 청구는 기각했다. 다만 노 관장이 요구한 SK 주식 50%의 재산 분할 대신 최 회장이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노 관장과 최 회장 모두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난 9일 노 관장은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가사소송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출석했다. 

이혼소송 최대 쟁점은 재산분할이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SK 주식 등을 '특유재산'으로 판단한 부분도 재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원래 소유하고 있거나 혼인 중에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의미한다.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분할에는 주식 분할도 포함돼 있어 결과에 따라 경영권까지 흔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내변호사는 "최근 오너를 둘러싼 수사나 재판이 많아 기업들 사이에서 사법리스크 해소 및 예방을 주요 경영 과제로 보고 있다"며 "진행 중인 건들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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