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비상] 은행채 연고점에 가계·기업 '비명'…주담대 8% 위협·11조 회사채 만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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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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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은행채 금리가 연 고점까지 올라가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를 돌파했고 회사채도 BBB-급 3년물 금리가 11%를 넘어섰다. 게다가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1조4891억원에 달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5년물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4.651%를 기록했다. 금리가 4.795%까지 치솟아 연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일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주담대 상품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5년물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5년물 은행채 금리가 4%를 밑돌던 지난 5월에는 주담대 금리 상단이 6% 초반이었다. 3억원 규모 주담대를 실행했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300만원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 8%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7%대에 진입했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여전히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낮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 등에 주담대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개인 차주의 이자 부담도 늘었지만 은행권도 연체율 상승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17%포인트 높은 0.36%까지 상승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초우량채로 분류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은행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채권자를 모집할 수 있어 부담은 더 늘어난다. 실제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일 11.325%까지 올랐다. 이는 채권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됐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날 비교적 신용등급이 높은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도 4.918%를 기록하면서 지난 1월 6일(5.0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1조4891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 일반적으로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이를 갚는다. 그러나 최근처럼 발행 금리가 높으면 기업들은 차환 발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량채인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 회사채로는 자금이 쏠리지도 않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최근 기업대출 규모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월 말 747조4893억원에서 지난달 말 756조3309억원으로 불과 한 달 사이에 8조8416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은행채·회사채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되는 등 금융권 자금 조달 경쟁이 치열해 채권시장에 과열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진 게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준다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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