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4분기 장사 이번주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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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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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I 선물가 87.65달러, 두바이유 현물가 88.49달러 기록

  • 작년엔 '고유가 특수' 누렸지만, 유가 신고점 땐 적자 가능성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인해 원유 선물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이번 주 국제 유가 평균 가격이 올해 4분기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영업이익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고유가 기조에서도 견조한 수요와 재고평가 이익으로 인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올해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번진다면 국내 정유업계 4분기 실적은 적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장을 마감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0.5달러 내린 배럴당 87.6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0.41달러 내린 85.97달러다.

WTI는 지난 6일 배럴당 82.79달러를, 브렌트유는 84.58달러를 기록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후인 9일 각각 3.57달러, 3.59달러 치솟았다.

반면 현물가격은 9일부터 계속 상승세다. 지난 9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영업일(10월 6일) 대비 2.22달러 오른 배럴당 87.05달러를 기록했으며 10일에도 1.44달러 올라 현재는 88.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번 주 중에는 올해 4분기 국제 유가 동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중동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올해 고점인 배럴당 93~96달러를 기록하면 4분기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란이 하마스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동 내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세력이 추가되면 국제 유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으며 고유가 특수를 누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국제 유가 상승이 이익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먼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 1~8월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6억1065만배럴로, 전년 동기 6억3395만배럴과 비교해 3.68%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요가 집중되는 겨울철에는 수요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평가 손익에서도 정유업계가 올해는 고유가 특수를 누리기 힘들다. 지난해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33달러로 전년(배럴당 68.11달러) 대비 38.5% 올랐다. 즉 정유사들이 미리 구매해 둔 원유를 현 시세에 맞춰 비싸게 팔 뿐만 아니라 정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원유 가치도 오르면서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반면 올해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77.58달러로 전년 대비 17.76% 감소했다. 수요가 지난해보다 높지 않다면 재고평가로 인한 이익을 보기 힘든 상황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하기 힘들다. WTI가 최근 3년 중 월간 최고 가격을 찍었던 지난해 6월(배럴당 114.34달러) 정유업계 정제마진은 배럴당 24.5달러에 육박했다. 반면 올해는 WTI 가격이 가장 높은 9월(배럴당 93.25달러) 정제마진이 약 15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은 크게 넘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실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 상승기와 겹쳐 지난달까지 17주 연속 올랐으나 이달 들어 수요 감소와 함께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 약 12조원을 기록한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실적이 중동 상황에 따라 작년과 비교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약 1조400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2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 들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팔레스타인 소녀 2명과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알-리말 구역의 무너진 건물 더미 위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녀 2명과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알-리말 구역 내 무너진 건물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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