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마저 脱엔비디아 행보…K-AI 반도체에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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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10-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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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아마존·메타 이어 MS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 추진

  • "가격·공급 시기, 엔비디아 의존 더는 안 돼" 공감대

  • 삼성·SK하닉 HBM 공급처 확대...스타트업도 반사이익

AI 반도체 칩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AI 반도체 칩 이미지 [자료=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의 가격·공급 횡포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마저 탈 엔비디아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망 다각화를, 국내 AI 반도체 업체는 신규 시장 개척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9월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11월 연례개발자행사 '이그나이트'에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아테나'를 처음 공개할 계획이다. MS는 지난 2019년부터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와 협력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아테나 개발에는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비용과 수백명의 MS 직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이유는 공급망 다각화에 있다. 점유율 90%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가격과 공급 시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면 MS가 미래 먹거리로 여기는 초거대 AI 사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AI 반도체는 초거대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하드웨어다. AI 모델 학습·추론(실행)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지난해 말부터 빅테크들이 앞다퉈 사들였다.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으로 제품 가격이 같은 무게의 금과 비슷할 지경이다. 실제 엔비디아의 1.2㎏짜리 최신 AI 반도체 'H100'은 원래 4만 달러(약 5400만원)에 출시됐지만,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 암시장에선 2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MS만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는 게 아니다. 오픈AI를 필두로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고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오픈AI는 비싸고 공급 물량도 부족한 엔비디아 AI 반도체 대안을 찾기 위해 자체 칩 개발과 AMD·인텔 등으로 공급처 확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칩 부족이 챗GPT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2017년 자체 AI 반도체 '텐서플로유닛(TPU)'을 공개한 후 지속해서 제품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구글클라우드 기업 고객이 TPU를 활용해 AI 학습·추론을 하고 있는 등 엔비디아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이스라엘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안나푸르나랩을 인수한 뒤 자체 AI 반도체 '인퍼런시아(추론용)'와 '트레이니엄(학습용)'을 잇달아 공개했다. 메타(페이스북)도 지난 5월 'MSVP(메타 비디오 업스케일 프로세서)'와 'MTIA(메타 AI 학습·추론 가속기)'라는 AI 반도체 개발 소식을 알리며 경쟁에 합류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엔비디아 본사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빅테크의 자체 반도체 개발은 AI 반도체에 필수인 HBM·GDDR D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엔비디아 등으로 한정된 공급처를 다각화하며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피온·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빅테크뿐 아니라 그에 준하는 미국·중국·유럽·일본의 대형 IT 업체들도 엔비디아의 대안을 물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세 업체는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피온은 오는 11월 SK테크서밋 행사에 앞서 차세대 칩인 'X330 시리즈'를 공개하고, 국내외 클라우드·차량·사물인터넷 기업을 공략할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HBM을 탑재한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내년 초 양산하고, LG AI 연구원 등과 협력해 초거대 AI에 적용할 계획이다. 리벨리온은 차기 AI 칩인 '리벨' 개발·양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한다. 4nm 공정 파운드리에서 양산되는 리벨은 삼성전자 HBM3e D램도 탑재한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면서 "리벨리온 등 K-AI 반도체 기업과 협력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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