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소란 고영배, 행복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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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10-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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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騷亂)'. 사전적 의미로는 '시끄럽고 어수선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룹 소란은 사전적 의미와 달리 감미로운 노래들로 리스너들을 달래고 있다.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그룹 소란의 멤버 고영배와 이야기를 나눴다.
 
소란 고영배 사진 김호이 기자
그룹 소란의 멤버 고영배 [사진= 김호이 기자]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 밴드 '소란'에서 노래를 하고 있고 '스포왕 고영배'에서 라디오 DJ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라는 책을 출간한 고영배라고 합니다.

‘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를 읽으면서 저의 행복은 뭔지 떠오르게 됐는데 이 책은 어떤 책인가. 본인의 책을 스스로 소개해달라
- 아무 생각 없이 어떤 글을 쓰면 책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열심히 써 내려간 34편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는 책이고요. 쓰면서는 몰랐는데 다 쓰고 정리를 하고 보니까 밴드를 만들 때의 이야기 한 챕터, 어릴 때의 이야기 한 챕터, 다 커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족들의 이야기 한 챕터가 되더라고요.

책 제목이 공개되기 전에 서지 정보 시스템으로 소라너가 책 제목을 미리 알아냈다고 들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
- 출판사나 소속사에서 책 제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SNS를 통해서 팬분이 책 제목 나왔다고 올린 걸 봤어요. 저도 어떻게 됐는지 몰라서 출판사 분께 여쭤봤는데 국립중앙도서관에 등록해야 해서 시스템에 아무도 모르게 등록했는데 그 팬분이 책 제목이 알고 싶어서 제 이름을 매일매일 검색했다고 하더라고요. 바이럴 마케팅 시대에 오히려 감사했어요.

그렇다면 고영배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 잠깐 생각한다고 알기도 힘들고 말하기도 힘든 게 행복이지만 저한테는 이 책을 기다려 주신다는 것도 행복이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챙겨주는 것도 행복이에요. 군대에서 운전병 교육을 받는데 교통사고에 대한 교육을 하시면서 사고는 항상 운전자 주변에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언제든 만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행복도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의 어디에나 있는데 마음먹고 조금만 신경 써서 바라보거나 찾으려고 노력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고영배에게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 어렸을 때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다 이뤄졌어요. 제 음악을 발표할 수 있는 밴드를 하고,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들어가서 함께 일을 하고 음반을 내서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게 어릴 때 생각했던 성공이었어요. 단순히 생각하면 성공한 것 같아요.

음악 할 때 정말 행복해 보인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누군가 저한테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냐"라고 묻는다면 행복하다고 할 것 같아요. 근데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잘 모르겠어요. 이유가 명확하면 그 이유대로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거잖아요. 근데 그건 아닌 것 같거든요. 생각이 다르고 기준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서 행복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책 제목도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가 아니라 행복이 뭔지 가끔 생각한다고 써놓은 것 같아요. 저는 행복한데도 행복이 어떤 건지 계속 생각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아내분과 오랫동안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 저희도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방법이 있어서 사이가 좋다기보다 너무 잘 맞아요. 서로 신경을 잘 써주고 성격이 잘 맞아요. 8년 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한 지 12년이 됐어요. 처음 사귄 지 20년 정도 됐는데 그 시간 동안 헤어지자는 말을 장난으로라도 안 했어요. '말에는 에너지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함부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헤어지자는 말을 한 번도 안 했고요. 싸우면 빨리 풀어요.

지금 20대 초반인, 서로를 아주 좋아하는 커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 표현을 아끼는 건 아까운 것 같아요. 아낄 건 따로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이나 연애 초기에 뜨거운 마음을 "잘해주면 후회해"라는 쓸데없는 조언에 휘둘려서 표현을 아끼는 건 지나고 보니까 별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너무 좋을 때 아주 많이 표현을 해주면 나중에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도 그때 표현해 줬던 마음들이 서로의 마음속에 흡수돼서 남아있거든요.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여보, 책 선물하면서도 얘기했지만, 덕분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고 정말 고마워.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그룹 소란 고영배의 인터뷰 모습. [사진= 김호이 기자]
 

노래의 운명은 부르는 가수도 예측할 수 없는 것 같은데 글도 마찬가지다. 예상외로 인기를 얻은 노래와 잘 부른 것 같은데 반응이 아쉬웠던 노래가 있나
- 1집 앨범에 '내꺼라면'이라는 노래요. 신혼 때였는데 자려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가사가 떠오른 거예요. 그래서 벌떡 일어나서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적었어요. 되게 달콤한 노래의 가사거든요. 수록곡으로 넣었는데 알아서 사랑을 받는 거예요. '최애 아이돌' 사진을 넣어서 자체적으로 영상을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2집 앨범에 '작은 청혼'이라는 제목으로 의도를 가지고 더 신경 쓰고 잘 만들었는데 좋아해 주시긴 했지만 '내꺼라면'처럼 자동으로 많이 듣지는 않더라고요.

사전에서는 ‘소란’이 시끄러울 때를 의미하는데 그룹 소란은 정반대로 느긋하고 마음이 편해진다. '소란'의 의미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정의해 본다면?
- 사실 이름을 잘못 지었어요. 이름은 1차원적인 게 좋다는 생각을 10년 동안 하고 있거든요. 들었을 때 그 이미지가 떠오르는 이름이 편해요. 당시에 저희는 이름은 소란인데 음악이 안 소란스러우면 재밌겠지. 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지금도 뉴스에서는 국회 소란 등 안 좋은 의미로 쓰이기로 하고 마음이 소란스럽다처럼 감성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희 밴드의 이름으로 쓰이는 다양한 느낌이에요. 저희 음악이 다양한 게 특징이기도 하니까요.

소란을 처음 결성했을 때의 고민과 '요즘' 멤버들과 나누는 고민은 무엇인가?
- 팀이 결성됐을 때는 모든 게 고민이죠.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듯이 했으니까 존재 자체가 고민이었죠. 지금은 앨범이 이미 나와서 가지고 있는 곡들이 많고 해오던 공연들과 기다려 주시는 팬분들이 있으니까 이것들을 해내야 하는 게 고민이죠.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어요.

'고영배스럽다', '고영배답다'는 건 무엇인가?
- 자연스러운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러워지고 싶거든요. 그게 제 워너비인데 그렇게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그렇다면 '소란스럽다'라는 의미는?
- 신나고 유쾌한 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인데 그 안에 따뜻하고 다정한 게 잘 녹아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공연을 오랫동안 지켜보셔도 재밌는 거 안쪽에 녹아있는 따뜻함 때문에 계속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010년 ‘그때는 왜 몰랐을까’로 데뷔를 했는데 지금 돌아봤을 때 그때는 왜 몰랐을까 생각이 드는 게 있나
-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뭘 알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노래에만 머무르지 않고 책도 쓰고 라디오도 하고 다양하게 재능을 분출하고 있는데 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 멤버들을 만나 밴드를 시작했던 시기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라디오를 시작한 거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 방송을 통해서 대중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시작점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가수로 살아보니 어떤가
- 가수로 사는 건 꿈 속에 있는 것처럼 행복하고 좋은 일인데 그러기 위해서 굉장히 치열하게 있어야 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아이들에게 가수가 되는 걸 추천하고 싶냐고 여쭤봐요. 하고 싶다고 하면 추천 할 거예요. 추천하고 싶기도 하고 말리고 싶기도 해요. 너무 치열해서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이 없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런 게 어렵지만 이겨낼 만큼 행복한 꿈 같은 일이에요.
 
그동안의 고생들을 보상받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
- 항상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음악을 만들고 작업을 하는 게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지만 공연 때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직업인 것 같아요.
 
음악을 처음 시작하고 소란을 결성했을 때의 꿈을 얼마나 이뤘나
- 지금은 매번 새로운 꿈을 꾸지만 시작할 당시에 꿈꿨던 건 다 했어요. 회사에 들어가는 거, 앨범 내는 거, 뮤직비디오 찍는 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가는 것과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하는 거 다했죠.
 
고영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고영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고영배의 '꿈'은 무엇인가?
- 한국에서 밴드를 하면서 할 수 있는 게 사실 많이 없어요. 그렇지만 전국투어와 해외투어, 베스트 앨범, 체조경기장 콘서트를 하고 싶지만, 팬분들과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게 가장 어렵고 이루고 싶은 꿈이에요.

소란의 멤버 고영배, '사람' 고영배를 정의한다면?
- 사람으로의 고영배는 팬분들이 보시는 것과 비슷해요. 나름대로 좋은 사람이려고 애쓰고 체력을 써가면서 친절하고 싶어 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고 웃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소란으로서의 고영배는 까탈스럽고 까칠하고 냉정한 부분도 많아요. 책임을 지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면서 웃음으로 하하호호 넘기기에는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고 발전을 해나가야 하므로 소란으로서의 고영배는 까다로워요.

마지막으로 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에게 한마디 해달라
-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화이팅해요. 아직 저희 공연을 못보셨다면  환기 시키기 좋을 것 같아서 강추(강력추천)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하셨던 도파민이 되어드릴게요.
 
소란 고영배와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소란 고영배와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소란 고영배 김호이 기자 이은성 촬영과 사진김호이 기자
소란 고영배, 김호이 기자, 이은성 (촬영)과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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