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겨냥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독점력 악용 행위, 올바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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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8-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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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애플, 앱 마켓 활용한 독점적 행위" 지적

  • 앱 개발사 대상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 등이 대표적

  • 메타버스 대해서는 "여전히 매력적, 게임 형태 특히 '주목'"

  • 생성 AI에 대해서는 유보적…"큰 변화는 당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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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왼쪽)와 박상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의 모습. [사진=윤선훈 기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구글과 애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사는 양대 앱 마켓으로 꼽히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앱 마켓을 통해 취득한 독과점적 지위를 활용해 최대 30%에 달하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게임 등 앱 개발사들로부터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 기자간담회에서 "한 회사가 스토어(앱 마켓)도 있고 서비스도 있어서 이를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좋다"라면서도 "자신들의 독점력을 악용해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 대비 자신들이 더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애플과 구글 같은 행태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팀 스위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애플과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과 무관치 않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020년 자사 유명 게임인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iOS 버전에도 이를 예외 없이 적용하면서 애플은 자신들의 앱 마켓에서 에픽게임즈 앱을 삭제했다. 폐쇄적인 앱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애플은 애플 앱스토어에 업데이트되는 앱에 예외 없이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그 명목으로 수수료를 최대 30% 부과한다. 에픽게임즈가 이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자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인데,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3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구글도 애플과 유사하게 구글 플레이에 입점하는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들에게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즉 그간 인앱결제 외 다른 결제 수단을 활용해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됐던 앱 개발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곳곳에서 반발이 나왔지만 결국 구글은 지난해 유예기간을 끝내고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강행했다.

스위니 대표는 한국에서 지난 2021년 통과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 대해서는 규제 자체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효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결제 수단(payments) 자체에 대해서는 규제하지만, 결국 '구글 택스(tax)'가 들어가게 됐다. 자신들이 처리하지도 않은 결제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붙인 것"이라며 "그러한 수수료가 부과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이는 구글이 한국에서 인앱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에 대해서도 임의로 최대 26%에 달하는 결제수수료를 부과한 것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니 대표는 이를 '부정 수수료(junk fee)'라고 지칭했다.

그는 "만일 앱 내에서 이러한 관행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운영체제(OS)하에서 이뤄지는 모든 상행위에 대해서 이러한 잘못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게임·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만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앱 마켓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제에 대해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앞선 기조연설에서도 "우리는 앱 마켓의 독점과 싸워 나가고 있고, 애플과는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라며 "개발자들이 직접 사용자들과 만날 수 있게 하고 모든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경로를 선택해서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짚었다. 앱 유통 경로를 자사 앱 마켓으로 일원화하고, 이를 토대로 인앱결제 수수료를 거둬들이는 구글과 애플을 저격한 것이다. 

스위니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게임 형태의 메타버스가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상승세도 매우 크다고 봤다. 포트나이트를 비롯해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메타버스 형태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들의 총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6억명에 달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2030년까지 10억명까지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메타버스를 정의하는 데에는 흥미롭다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는데 게임이 그런 점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에픽게임즈 메타버스 전략의 핵심은 역시 '포트나이트'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액션 배틀로얄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총을 쏘고 건물을 지으며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게임이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장식할 수 있는 모드를 통해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기능도 제공한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자체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결합해 메타버스 제작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성 AI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스위니 대표는 "생성 AI로 인해 텍스트나 이미지 쪽에서 엄청난 발전이 있었지만, 그 외 다른 영역에서도 이러한 혁신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라며 "텍스트나 이미지 쪽은 지난 30여년간 기초연구가 있었기에 빛을 발하는 것이지만 생성 AI로 인해 3D 콘텐츠 제작이나 게임 콘텐츠 제작 등에서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짚었다. 

그는 "기초 연구가 어느 정도 성숙도가 있는지 적용을 해야 하는데, AI를 사용해 언리얼 엔진을 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만들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근시일 내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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