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피치, 美신용등급 AAA→AA+ 충격 강등…골디락스 기대에 '찬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권성진 기자
입력 2023-08-02 14: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025년 미국, GDP 부채 비율 118%에 이를 전망

  • 선물시장 1% 내외 하락세

  • 2011년 S&P 신용등급 조정 때보다 여파 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

ẢnhYonhap News
신용등급사 피치 [사진=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과 견조한 고용시장으로 골디락스를 기대하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피치의 신용등급 하락 조정과 경기침체 전망은 미국 경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피치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하고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피치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20년 넘게 정부의 재정 기준 상태가 꾸준히 악화됐다"며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를 유예하기로 한 지난 6월의 초당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재정 및 부채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향후 미국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봤다. 2025년에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11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AA 국가의 평균인 39.3%보다 약 2.5배 높은 수치다. 피치는 "향후 경제 충격에 대한 미국 재정 상태의 취약성을 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의회의 부채한도 예산 합의도 피치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지난 6월 공화당과 민주당은 2025년 1월 1일까지 연방 정부 예산의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연방 정부는 해당 기한까지 한도 규제 없이 돈을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채한도 적용 유예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년 11월 대선을 통해서 선출되는 48대 대통령은 2025년 1월에 취임한다. 부채한도 유예 시기가 2015년 1월까지인 만큼 당장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정부 부채와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기침체 가능성도 제기됐다. 피치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미국 경제가 얕은 수준의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2%로 둔화되고 내년에는 0.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번 발표에 대해 "자의적이고 구식 데이터에 기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 주요 경제 중 가장 강력한 회복세로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은 현실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발표된 신용등급 하락과 경기침체 전망은 뜨거워진 시장에 찬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다우지수는 13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S&P500과 나스닥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증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GDP는 전 분기 대비 2.4%나 성장해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 변수가 대두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신중하다. 시장은 1% 미만 변동폭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날(현지시간) 자정께 다우존스 선물지수는 0.31% 밀렸다.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은 각각 0.43%, 0.55%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소폭 하락했다가 이내 회복했다. 

국채시장도 혼조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모두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2년물 금리는 4.91%에서 4.87%까지 떨어졌다가 다음날 자정께 4.89% 전후를 오르내리고 있다. 10년물 금리도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발표 후 4.01%까지 떨어졌다가 4.03%로 오름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을 때만큼 금융시장이 출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1년 S&P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미국 주가는 15%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역임했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12년 전 신용등급 하락으로 잠시 당황했지만, 궁극적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미 국채 투자자들이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 담당자들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