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테크] "당첨만 되면 로또는 저리가라"...'줍줍'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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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아파트 분양가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위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줍줍)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계약 취소나 부적격 잔여 물량을 재공급하는 ‘줍줍’은 추첨만으로 분양 이후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고스란히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간 100만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하는 등 과열 수준의 수요가 집중되기도 했다. 정부가 2년 만에 줍줍 제도에 대한 대대적 손질에 나선 데 이어 최근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청약 시장에서 줍줍 열풍이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6·27 대출규제 이후 수도권 주요 단지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대거 선을 보인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은 이달 10~11일 양일간 전용 39㎡, 59㎡ 각 1가구, 84㎡ 2가구 등 총 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2022년 당시 최초 분양가가 적용되는 만큼,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최대 15억원 이상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지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에 따라 서울시 거주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하다. 6·27 규제로 주담대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며, 주담대 대출 시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도 적용된다. 여기에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준공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대출 자체가 아예 막힐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입지 여건과 시세 차익을 고려하면 최근 제도 개편과 규제에도 ‘선당후곰(당첨된 이후 고민)’ 청약자들도 있어 최소 수십만개의 통장이 몰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서 목동 학원가에 인접한 구로구 고척동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역시 8일 39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했고, 경기 광주 ‘곤지암역 제일풍경채’도 8일 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무순위 청약은 기존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당첨이 취소된 주택을 청약을 통해 다시 공급하는 절차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분양 등 건설경기 침체 우려로 2023년 2월부터 사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순위 청약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청약 문턱을 낮추면서 서울 주요 단지의 경우 무순위 청약에 100만명 가까이 나서는 등 과열 사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3년 6월에 진행된 ‘흑석리버파크자이’ 2가구 모집에도 93만4728명이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3가구 무순위 청약에도 총 101만3456명이 몰려 평균 33만78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 동탄역 롯데캐슬의 무순위 청약 1가구 모집에 무려 294만명이 접수하면서 무순위 청약 역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초 정부가 청약 신청이 가능한 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청약 대기자들에게 무순위 물량은 ‘청약 1순위’로 인식되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이 가능하고, 최초 분양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수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한 구조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본 아파트단지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힐스테이트광교중앙역퍼스트와 서울 은평구 ‘힐스테이트메디알레’ 등 무순위 청약 단지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은평 힐스테이트메디알레의 경우, 지난 6월 총 109가구에 대해 열린 무순위 청약에서는 11.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일부 타입의 경우 24.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2월에는 세종시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7단지와 8단지 3가구 모집 무순위 청약에 119만명이 몰리는 등 수요가 이어졌다.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 수원 영통구 '힐스테이트광교중앙역퍼스트' 2가구 모집에는 총 36만5167명이 신청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규제 여파에도 올림픽파크포레온 무순위 청약은 역시 30만개 수준의 통장이 몰리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약 대상이 제한됐지만 여전히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당첨만 된다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해 서울 대단지의 무순위 청약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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