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아시아 요트 관광 신흥 강자로 부상

  • 고급 소비시장 확대·제도 기반 마련…프리미엄 해양관광 허브 도약

베트남 냐짱만에 정박한 고급 크루즈선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냐짱만에 정박한 고급 크루즈선 [사진=베트남통신사]
 

경제 성장과 부유층 확대 덕에 베트남이 아시아 요트 시장의 새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8일 베트남 현지 매체 VTV에 따르면 최근 강력한 경제성장과 고액자산가(HNWI) 증가에 힘입어 요트산업이 새로운 황금알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가 발표한 ‘2025 자산보고서(The Wealth Report 2025)’에 따르면 베트남은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여섯 번째로 부유층이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로 꼽힌다.

이런 부유층 증가는 고급 레저 시장 성장의 토양이 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30년까지 베트남 중산층과 고소득층 비중이 55%를 넘어설 것”이라며, “요트·골프·럭셔리 호텔 등 고급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자국 부유층뿐 아니라 해외 슈퍼리치들의 발길도 붙잡고 있다. 지난해 인도 재벌가의 수백억원대 초호화 결혼식이 푸꾸옥과 하롱베이에서 잇달아 열리며 베트남 럭셔리 관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베트남을 찾은 초고자산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12%나 늘었다.


이 와중에 세계적인 요트 브랜드인 미국 아킬라 파워 카타마란사는 최근 베트남 요트 유통업체 땀선 요팅(Tam Son Yatching)과 독점 파트너로서 손을 잡고 공식 유통망을 구축했다. 아킬라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직 요트 시장이 초기 단계지만 성장 잠재력은 태국이나 싱가포르 못지않다”며 “동남아 럭셔리 관광 벨트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베트남 요트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은 바로 법적 기반의 정비다. 작년까지 베트남은 요트 구입·운항에 관한 규정이 모호해 개인과 기업 모두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2024년 베트남 건설부가 ‘요트산업 관리 종합계획’을 최초로 승인하며 새 국면이 열렸다.

해당 계획에는 요트 전용 항만 개발, 선박 안전기준, 개인소유 요트 등록·보험제도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 해양 당국 관계자는 “동남아를 겨냥한 요트 산업 글로벌 매출이 2300억 달러(약 315조307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법적 틀 마련은 외국 브랜드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 등록된 개인 요트는 200척 이상으로 매년 수요가 두 자릿수 이상 성장 중이다. 전문가들은 “푸꾸옥·다낭·하롱베이 등 해안선이 3000킬로미터가 넘는 천혜의 조건에 비해 현지 시장 규모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한다.

한편 대형 마리나·리조트 개발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부 브리아붕따우, 깟바섬, 중부 다낭 등에서 국제적 요트 클럽과 마리나 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외국인 오너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해양레저 전문가 쩐 반 떤 씨는 “특히 한국·유럽산 요트 오너들이 연중 따뜻한 기후, 합리적 비용을 매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베트남이 아시아 요트 관광에서 태국, 싱가포르를 잇는 차세대 강자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베트남 해안은 계절풍 영향이 적고 수심이 안정적이며 다채로운 섬 리조트군이 인접해 있어 ‘아시아 지중해’로 불린다.

여기에 초고자산층 전용 서비스, 프라이빗 항로·세관 절차 간소화, ESG 인증을 갖춘 친환경 요트 개발까지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이 동시에 추진된다. 금융권에서는 “요트 산업은 단순 관광을 넘어 조선업, 서비스, 부동산 가치까지 동시에 띄운다”며 “럭셔리 클러스터를 선점하는 국가가 고급 관광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요트산업이 단순한 신흥 시장을 넘어 국가 관광 브랜드 제고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싱가포르, 모나코 등은 요트 산업을 통해 ‘부유층이 사랑하는 안전한 국가’ 이미지를 굳혔다. 베트남 역시 ‘포스트 제조업’ 시대에 고급 관광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만큼, 제도·인프라·국제 협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베트남의 긴 해안선, 성장하는 중산층, 글로벌 부호 유치 경쟁.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 베트남은 아시아 요트 관광지 1위라는 새로운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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