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금융권 해외진출, 은행·비은행 동맹으로 현지 '골리앗' 인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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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7-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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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금융' 해외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 수정 필요성 제기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 등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 등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회사에 대해 해외 진출을 장려하면서 ‘K-금융’이 해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기관에서는 금융회사들이 현지 대형 금융회사 혹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23일 금융연구원이 공개한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 재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국내 금융회사 해외 점포 중 약 64.3%가 중국, 동남아 등에 집중돼 있고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위주로 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 국내 금융회사의 지역·고객·업무가 중첩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각개전투로 같은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협력을 통해 현지 대형 금융회사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은행·비은행 업권이 K-금융 동맹을 체결해 전략적 투자자(SI) 자격으로 현지에서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골리앗’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인수금융 노하우가 있는 국내 증권사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역외에 설립해 운용사(GP) 역할을 하고, 다른 증권사 또는 은행 등 타 업권 금융회사는 출자자(LP)로서 해당 펀드에 공동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업구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국가에 특히 적합하다”며 “다만 이 지역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존재해 현지 금융당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내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금융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현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거나 관련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이미 세계적인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소매금융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1일 공개한 ‘디지털을 활용한 해외사업 재편·강화 사례’ 보고서를 통해 일본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동남아시아 진출 사례를 소개했다. MUFG는 2017년 미국에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실패를 발판으로 신규 거점 지역인 동남아 진출을 시도하면서 현지 핀테크기업 지분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측은 “국내 금융회사도 해외사업 재편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때 디지털 활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신규 지역에 진출할 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므로 고객 기반이 넓은 핀테크 기업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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