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앞장선 역사학자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별세...향년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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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3-06-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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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시대' 강조...근현대사에 중요한 발자취

  • 한·일 과거사 청산 관련 소신 발언으로도 유명

  • 민족문제연구소 "고인, 사회정의 실현에 헌신"

고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큰 족적을 남긴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경남 마산 출신인 고인은 고려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9년부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던 고인은 모교 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섰다. 1980년에는 민주화운동 참여로 전두환 정권에 의해 고려대에서 해직됐다가 4년 만에 복직했다.

고인은 우리 근현대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사학계가 민족주의와 분단체제론에 관심을 기울일 무렵인 1978년 창비를 통해 대표작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을 펴내 '분단시대'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고인은 역사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적 활동을 펼쳤다. 고인은 민족문제연구소 창립 당시 고문을 맡았으며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지도위원 △월간 '사회평론' 발행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일협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5년에 열린 `한·일 과거사 청산과 태평양전쟁 희생자 문제해결을 위한 공청회'에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 대통령을 했다면 (한·일 과거사 청산이) 빨리 해결됐을 텐데 일본군 장교 출신이 쿠데타를 해서 정권을 잡으니 문제가 안 풀렸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2007년 재단법인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을 설립해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의 활동 지원에도 나섰다.

고인의 이름을 따 2008년 제정된 '강만길연구지원금'은 최근 1년간 국내외에서 한국근현대사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을 선정해 연구지원금을 수여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내일을여는역사재단은 부고를 전하며 "'한국근대사', '한국현대사', '한국민족운동사론' 등 180여 권에 이르는 선구적인 업적을 남겨 한국사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며 "고인은 평생을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서는 등 역사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했다"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장성애씨와 딸 강경미·강지혜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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