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댐 파괴로 이재민 수만명 발생…"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환경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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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6-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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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ㆍ우크라, 댐 폭파 배후로 상대방 지목


 

[사진=AFP·연합]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있는 대형 댐이 붕괴되면서 수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댐 파괴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상대방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댐 붕괴 여파로 해당 지역은 체르노빌 사고 못지 않은 생태계 파괴까지 동반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이재민 최대 4만 2000명…"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환경 파괴"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있는 카호우카댐이 붕괴됐다. 드니프로강 댐 6개 중 가장 하류에 있는 카호우카댐은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러시아 관할인 크름반도에 물을 공급하는 대형댐이다. 댐 크기는 한국 충주호의 6.7배로 알려졌다. 

댐이 터지면서 강 하류 지역에 범람이 발생했다. 댐에서 60km 떨어진 헤르손시는 이날 수위가 3.5미터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역 주민들은 소지품과 반려동물을 챙기고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대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르손에 사는 주민은 로이터에 "모든 가구부터 냉장고 음식 모든 것이 물에 잠겼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최전선에 있어 수해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폭격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들은 이재민이 4만 2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도 "(이번 댐 붕괴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그리퍼스 유엔 구호 사무총장은 "집, 음식, 식수, 생계 수단을 잃어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에 사는 수천명을 대상으로 심각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정확한 규모는 며칠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환경오염 유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환경부 장관은 가디언에 사견을 전제로 "이번 댐 붕괴는 (전쟁 이후) 발생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며 "홍수는 도시와 농장 석유시설 등을 침수시키고 농약과 석유로 오염된 물이 흑해로 흘러가면 또 다른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댐 붕괴는 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생태계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우크라, 서로 댐 폭파 배후로 상대방 지목
이번 댐 붕괴 사고의 배후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방을 지목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댐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라며 "우크라이나 정권은 이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려는 도발"이라고 말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드니프로강의 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배후로 러시아군을 지목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내부에서 댐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미 댐 폭파 문제로 국제형사재판소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댐 폭파는 민간인과 자연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전쟁범죄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카호우카 댐 폭발의 배후와 관련, "우린 러시아가 댐 폭발에 책임이 있다는 보도를 평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자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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