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톺아보기] OCI '울고' 이수화학 '웃고'…승계작업 꼼수에 투자자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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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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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적분할,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초점 맞춰지면 주가 하락

  • OCI홀딩스의 주가는 눌리고 OCI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 유력

  • 이수화학 분할 상장은 지주사 전환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OCI와 이수화학이 인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둘로 쪼갰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OCI의 경우 인적분할 목적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꼼수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OCI뿐만 아니라 동국제강 등 지배력 확대를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OCI와 OCI홀딩스의 손실률은 각각 7.01%, 11.66%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인적분할 이후 거래가 재개된 △이수화학 30.12% △이수스페셜티케미컬 82.53% 등이 기록한 수익률과 대조된다.

인적분할은 기업 분할 방식 중 하나로 기존 주주에게 신설 회사의 주식을 배분해 주주들이 기업 분할 이전과 동일한 지분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과 비교했을 때 인적분할은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적어 증권가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인적분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주주 지배력은 확대되는 반면 소액주주의 지분가치는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인적분할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상정한 현대백화점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반대로 안건 통과가 무산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OCI 지주회사 전환계획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바라보고 있다.

현재 OCI홀딩스가 보유한 OCI 지분이 1.26%이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후에는 2년 내 상장사인 자회사의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해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이 기간 내에 OCI홀딩스는 OCI 주식 28.74% 확보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향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OCI 그룹의 이우현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현물출자가 예상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OCI 지분을 OCI홀딩스에 양도하면 OCI홀딩스는 이를 토대로 신주를 발행해 지급하는 구조다. 

해당 구조는 OCI홀딩스가 OCI 지분을 보다 강화하고 사업회사 OCI에서 필요없는 대주주 지분을 청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구조변경 과정에서 OCI홀딩스의 주가는 눌리고 OCI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가 자회사 지분을 넘기는 과정에서 사업회사의 주가가 모회사보다 더 오르게 되면 대주주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OCI홀딩스로부터 신주를 넘겨 받을 때 사업회사 OCI 주식의 가치로 산정한다.

반면 이수화학 분할 상장은 지주사 전환과는 무관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수그룹은 지난 2003년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 인적분할 대주주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에서 성장사업 육성 관점에서만 단행됐다"며 "기존 복합적인 사업구조에서 평가받기 어려웠던 성장사업만 분할됐기에 숨겨진 사업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OCI와 이수화학 외에도 동국제강그룹 역시 최근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3개 회사로 분할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그룹이 올해 하반기 공개매수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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