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KT 희망나눔인상에 제주 60년 '가위손' 문순애 씨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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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5-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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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이상 양로원·보육원·정신요양환자 대상 미용봉사 활동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올해 두 번째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제주에서 50년 이상 미용 봉사를 해 온 문순애 씨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KT그룹 희망나눔재단]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올해 두 번째 희망나눔인상 주인공으로 제주에서 50년 이상 미용 봉사를 해 온 문순애 씨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수상자로 선정된 문 씨는 미용 경력 62년차로, 제주 동문시장에서 소문난 가위손이다. 보릿고개 시절 형편이 어려운 탓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용 기술을 배워 미용 외길 인생을 걸었다.

문 씨는 미용실 보조를 시작으로 약 10년간 기술을 갈고닦아 '옥천미용실'을 열었다. 이후 미용업계 사람들과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제주도에서는 봉사라는 개념조차 낯설 정도였다. 문 씨는 이런 환경에서도 봉사에 앞장섰다.

함께 봉사를 시작했던 미용업계 사람들도 횟수가 더해질수록 힘들다는 이유로 나오지 않았지만, 문 씨는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매달 그에게 머리를 손질받기 위해 기다리는 어르신을 떠올리면서 다시 힘을 내 찾아가게 됐다.

그는 "당시는 제주도가 도로나 교통편이 좋지 않아 왕복 5시간을 걸어 어르신들 머리를 손질하러 가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남편이나 아이들이 지지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문 씨의 옥천미용실은 저렴한 가격이 입소문이 나면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올 때도 많다. 와서 돈을 못 내고 가는 경우도 많지만, 그는 받지 못할 외상값도 올려놓곤 한다.

문 씨가 지금까지 제주도 내 보육원과 양로원에 전달한 위문품 금액만 해도 약 1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편부모 가정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후원을 이어가는 등 꾸준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과거 도지사,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까지 받기도 했다.

그는 "봉사는 내게 보약이자 곧 행복"이라며 "배운 미용 기술을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분 좋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용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한 만큼, 사는 동안 힘닿는 데까지 미용과 봉사 모두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희망나눔인상은 2021년부터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과 단체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올해도 지역, 나이, 활동영역을 막론하고 나눔을 실천해 온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희망나눔인상을 시상할 계획이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연중 상시로 수상 후보자의 선행, 사연과 함께 수상자를 추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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