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마이크론 첫 제재…中 매체 "삼성&SK하이닉스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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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5-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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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전쟁' 본격화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옥죄기에 중국 당국이 반격을 날렸다.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하자, 미국은 근거가 없는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중 반도체 갈등 확전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는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를 틈타 중국 반도체 시장의 기회를 잡자니, 대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의 눈치가 보여서다.
 
22일 중국 현지 매체들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공백 메우기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할 것인지에 주목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 결정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3월 말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사이버 안보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후 약 한달반 만에 제재를 결정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 사이버 안보 심사를 하고 대규모 제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C는 "마이크론 제품에 비교적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존재해 중국의 주요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중대한 안보 위험을 초래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렸다. 또한 "사이버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중국의 주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는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중국의 이번 제재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굴기 차단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제조 장비 등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텅쉰왕 등 중국 매체는 마이크론의 중국 시장 퇴출로 한국과 중국 양국 반도체 기업들에 큰 장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마이크론의 중국 매출은 약 33억 달러,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7%를 기록했다. 텅쉰왕은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라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반도체 업체에 약 33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 기업들의 향후 선택에 집중했다. 미국 정부의 입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면,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계에 호재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마이크론 제재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중국 증권시장에서 인제닉 반도체(Ingenic Semiconductor·北京君正), 선전 카이파 테크놀로지(Shenzhen Kaifa Technology·深圳長城開發), 기가디바이스 반도체(GigaDevice Semiconductors·兆易創新) 등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3~8% 상승했다.
 
그러나 텅쉰왕은 현재 반도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중국 당국의 결정에 미국 상무부는 “(제재의) 근거가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의 조치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 핵심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제품으로 마이크론의 제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마이크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중국이 마이크론을 제재한다면,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시장의 격차를 메우지 못하도록 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 제품 전면 구매 금지가 아닌 주요 인프라 운영사만 제품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해, 마이크론이 입는 타격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이크론 제품 대체가 가속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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