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위안화 환율, 연중 첫 7위안 돌파… 中 지표 부진·달러 강세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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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05-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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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위안화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경제지표의 부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은행 위기로 인한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모습이다.

17일 오전 11시55분(한국시간) 현재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015위안(0.02%) 오른 달러당 7.0002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이 장중 7위안을 넘어선 것은 작년 12월 28일이 마지막으로,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중국 정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하는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가 발생한 것이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환율을, 역외 위안화 환율은 홍콩 등 중국 본토를 제외한 지역 및 국가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환율을 뜻한다. 

이번 위안화 가치 하락은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줄줄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개월 연속 1%를 밑돌며 중국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뒤이어 발표된 소매판매·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4월 실물지표들 역시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초로 20%를 돌파하면서 중국 경제가 회복이 아닌 침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에 중국 증시는 물론 위안화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노무라는 전날 4월 실물지표 발표 이후 "(중국 경제가) 실망감이 높아지면서 하향 곡선을 그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경제지표의 추가적인 약화, 실업 상승, 만성적인 디스인플레이션과 금리 하락 및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 겹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총 10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 기간 총 인상 폭은 500bp(1bp=0.01%포인트)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한 금융권 위기를 가져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현재 국가 부채가 28조 달러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와의 부채 한도 인상 2차 회동이 다시 결렬된 가운데 어느 때보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상황을 반전시키지 않으면 6월 중 디폴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위기는 곧 세계 경제의 위기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를 높이며 달러의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중국 경제매체 춘양재경은 미국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경우 달러화 강세 압력이 완화되면서 위안화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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