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잠재력 0% 추락 위기]② 한·일 성장률 '데드크로스'…역전현상 고착화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선영 기자
입력 2023-04-10 01: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IMF 올해 韓 1.7%, 日 1.8% 성장 전망…현실화 되면 25년 만의 역전

  • 日 내수 중심 경기 회복에 초점…기시다 정부, 완만한 정상화에 초점

  • 韓, 2020년 제외 12년째 세계 평균 밑도는 성장…수출·내수 모두 부진

지난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일본에 역전을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같은 역전 현상이 고착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실제 한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이 10년 내에 우리가 일본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예측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만성적인 저성장에 시달려 온 일본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초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인 2.9%로 제시하면서 한국은 2.0%에서 1.7%로 내려 잡았다. 한국과 전 세계 평균 성장률 간 격차는 1.2%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비해 일본은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IMF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과 일본 성장률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일본보다 낮았던 건 1967년 이후 65년간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등 두 차례뿐이었다.

IMF는 11일 세계경제 전망 변동치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일 양국 간 성장률 역전 현상이 장기적 추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OECD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2000~2060년 장기 재정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2030∼2060년 한국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로 일본(1.1%)을 하회했다.

이르면 10년 이내에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보다도 덜 성장하는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하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내수 중심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일본 경제의 완만한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시다 정부는 임금 인상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소비가 확대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회복되면서 올해 1% 중반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무역수지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에서 양대 축이었던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서 무역수지가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경제 체력을 나타내는 '종합 성적표' 격인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더 큰 문제는 수출 엔진이 식을 때 또 다른 동력 역할을 해주던 내수 엔진까지 차갑게 식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1월 들어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줄었다는 점, 감소율이 2%대에 달한다는 점 모두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경기 침체는 우리 경제를 표현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이 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20년 한 해만 빼놓고 12년간 세계 평균을 밑도는 성장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2%대 성장률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칩4 동맹(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협력체)'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트리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씨티은행(1.9%)과 JP모건(1.7%), UBS(1.7%), HSBC(1.6%)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아래로 잡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대중 수출 비중은 감소하고 대미 수출 비중이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걸 고려하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극적인 수출 경기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아직 미국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국내 수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