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박연진' 안 된다...당정 "학폭 기록, 대입·취업 때도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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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김슬기 기자
입력 2023-04-0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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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대입 수시 반영 가해 기록, 정시까지 확대...기록 보존기간 취업 시까지 검토"

  • 국힘, '학폭 예방법'도 추진…총리 주재 학폭대책위서 최종 계획 발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대입 정시모집까지 확대 반영하고 취업할 때까지 기록을 보존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였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문제와 드라마 ‘글로리’로 학폭 관련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법조계와 교육계에서는 학창 시절 과오가 평생 굴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교육부는 5일 오전 국회에서 학교폭력 대책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학폭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상 중대한 학폭 가해 기록 보존기간을 더 연장할 것”이라며 “대입전형 관련 수시에 반영하는 기록을 정시까지로 확대 반영해 경각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학생부 기록 보존기간 강화는 학폭의 결과가 대입 전형에도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그 책임을 무겁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조치는 경중에 따라 1~9호로 구분된다.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 이수(5호),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은 학생부에 기재하고 졸업 후 최대 2년까지 보존할 수 있다. 당정은 이 보존 기간을 늘리는 데 동의했다. 
 
박 의장은 학폭 가해 기록을 취업까지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학폭 가해기록을 취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해서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학폭 가해 기록 보존기간을 취업 때까지 늘리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였던 정 변호사 아들은 강제전학 조치를 받고도 서울대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정시모집에서 학폭 이력 반영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 외 대부분 주요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학폭 이력을 반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을 계기로 고려대와 성균관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등은 2025학년도 정시모집부터 학폭 이력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날 당정은 △피해 학생 맞춤 지원 강화 △교권 확대·보호 △구성원의 학교폭력 책임 인식 제고 △인성·체육·예술교육 활성화 △가해자 즉시 분리 조치 실효적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를 바탕으로 향후 국무총리 주재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예방법)’ ‘행정심판법’ 등 관련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학폭 가해 이력을 대입 정시모집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비율로 반영할지는 난제다. 학폭 조치가 1~9호인데 조치별로 감점 폭이 대학마다 다르면 교육 현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재학생과 졸업생·자퇴생 간 형평성 논란도 생길 수 있다. 징계 기록이 삭제된 졸업생, 자퇴생,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보다 가해 기록이 남은 재학생에 대한 불이익이 불가피하다. 또 취업까지 불이익을 주는 것을 두고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형사법 전문가는 “소년 사건은 준강간, 특수절도라도 기록은 물론 전과도 남지 않고 생활기록부에도 남지 않는다”며 “학폭 한 번으로 대입에 이어 취업까지 불이익을 주게 되면 학창 시절 과오가 평생 굴레가 될 수 있어 다른 범죄와 형평성 문제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처절한 복수극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기상캐스터 박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 배우. 극 중 박연진은 학창 시절 문동은(배우 송혜교)에게 가학적인 학교폭력을 행한 가해자로 나온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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