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겪는 KAI···사장 이어 사외이사도 尹캠프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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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4-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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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포럼 공동대표 출신 김근태 이사

  • 前사장 시절 임원 잇단 해고 사업 공백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왼쪽)과 김근태 사외이사 [사진=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윤석열 캠프의 공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강구영 사장에 이은 현 정부의 두 번째 낙하산 인사다.

록히드마틴, 보잉, BAE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차세대 무기 연구개발과 장기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효율적인 투자가 절실하지만 사장에 이어 사외이사까지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단행되면서 부실 경영을 예방하는 감시 체제는 사실상 구멍이 난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AI가 지난달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김근태 사외이사는 '윤석열 후보를 사랑하는 군인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의 공동대표 출신이다.

김 사외이사는 예비역 대장 출신으로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충남 부여 및 청양지역구에 출마한 바 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후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이사를 맡아왔으나 연구소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비즈니스도 모르는 그가 사외이사로 임명되면서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강구영 KAI 사장 역시 김 사외이사처럼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에서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KAI는 2021년 기준 매출(17억 달러)이 정체되면서 순위도 57위에서 59위로 밀렸다. 매출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2.7% 수준이다. KAI는 6년 전만 해도 100위권 밖이었지만 2017년부터 6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FA-50 경공격기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쟁 이후 수주를 이어가려면 효율적인 경영과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T-50계열의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36대여서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KF-21 같은 장기적인 대형 프로젝트의 지속성도 높여야 한다. 또한 수리온 기반 헬기에서 여섯 차례 이상 사고가 발생해 기술 개발을 통한 이미지 회복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사외이사는 한해 경영 계획과 긴급 투자, 매각, 수출 사업, 각종 입찰 등에 대한 의결에 참여한다. 하지만 견제를 하기보다는 거수기 역할에만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하성용 전 KAI 사장과 임원들은 경영 비리와 정·관계 로비는 물론 수리온 개발 과정의 원가 조작, 기체 결함 묵인 의혹으로 비리에 휩싸인 바 있다.

낙하산 인사를 방치하면 제2의 방산비리가 우려스럽다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이종섭 국방장관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도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 출신으로 하 전 사장처럼 연임이나 수주를 위해 로비를 하기 쉬운 구조다.

강 사장은 취임 이후 안현호 KAI 전 사장 시절의 임원들을 잇따라 해임하며 전문가들의 공백도 커지고 있다. 특히 KF-21 개발을 주도한 류광수 고정익사업부문장 부사장, 조종래 고정익사업그룹장 상무가 해임되면서 최초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업의 연속성이 끊기게 된 것은 물론 글로벌 항공우주기업으로의 도약 길이 막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ESG와 준법경영 등이 강화되면서 해당 산업의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가 늘고 있다"며 "반면 KAI는 많은 국민 세금이 항공기술 개발에 투입된다는 점을 무시한 채 권력에 빌붙은 후진적인 인사를 내고 있다. 이것이 세계 60위권 방산기업의 민낯"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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