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판 흔드는 행동주의] 주주 대변이냐? 먹튀냐?… 배당확대만 외치면 '자충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송하준 기자
입력 2023-03-30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자사주 주주들 배당보다 복지 확대등 선호

  • R&D 확대 등 기업가치 올리는 대안도 필요

  • 회사 흔들어 경영권 장악하는 구조에 반감도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30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측과 격돌을 예고했던 행동주의 펀드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주주 측과 벌인 표 대결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공개매수'라는 투자 테마가 대두되면서 반향을 일으켰지만,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반대를 권고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본질은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JB금융, 얼라인 손쉽게 승리…"의결권 모집 과정서 격차 해결 어려워"
30일 JB금융지주는 전북 전주시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예상과는 달리, JB금융지주는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와의 표 대결에서 쉽게 승리했다. 이에 대해 규모의 차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과 경영권 분쟁에 돌입하는 것이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의결권 모집하는 데 격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통상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주들을 찾아다니면서 의결권을 모집한다. 전자위임장을 통해서 다수의 소액주주들한테 의견을 피력하는 방식이다. 반면 회사측이나 다른 최대 주주는 행동주의 펀드들과 표대결에서 지면 경영권을 잃게 되기 때문에 지분율이 높은 기관을 설득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JB금융 이사회가 올린 안이었던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 715원으로 결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행동주의 펀드,'주주환원'·'배당확대' 전략 한계 명확…개선 불가피
행동주의 펀드가 갖고 있는 기업의 지분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다. 에스엠 지분 1%가량을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 사례처럼 행동주의 펀드들은 소수의 지분을 가지고도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다. 이들은 '주주환원' '배당확대' 등의 키워드로 소액 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문제는 행동주의 펀드의 이러한 행동들이 자충수(自充手)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이다. 우리사주와 같이 오래된 주주들은 행동주의 펀드 방향성에 공감하지 못한다. 경영권 분쟁에 정통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주주들은 회사의 복지와 같은 부분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들이 그런 분들한테는 회사 배당을 늘리자는 식으로 제안하면 행동주의 전략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전략이 회사 기업 가치 제고와 반드시 일맥상통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IB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는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R&D 투자나 자금조달이 필요해서 배당을 일시 중단해야 할 때도 있다"며 "그러나 현재 주가 부양에 초점을 맞춘 행동주의 펀드들은 당장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배당 확대와 같은 전략을 선호해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행동주의 펀드 경영권 장악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의 변화를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는 소액주주와 달리 대규모 자금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는 자금력이 한계가 있어 회사의 경영권을 개선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제한이 있다. 

소액주주들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 경영권 분쟁에 개입해 경영권을 개선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지만, 완전히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한 소액주주분이 국내 1세대 엔터테인먼트사가 얼라인 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1%로 경영권이 좌지우지 흔들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감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