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서 산화한 형제…故 허창식 하사 신원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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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3-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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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1년 5월 설악산 부근 전투서 전사

  • 친형 허창호 하사도 같은 해 1월 산화

2011년 5월 경 강원도 인제군 저항령 일대에서 발굴한 고(故) 허창식 하사 유해의 전체 골격 모습.[사진=국방부]


6·25전쟁 때 나라를 지키다가 친형의 뒤를 이어 전사한 군인의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1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허창식 하사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국유단이 유해 발굴을 시작한 2000년 4월 이후 207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허 하사는 1933년 4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3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린 나이 때부터 부모님과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1950년 6·25전쟁 발발에 따라 같은 해 9월 제주 훈련소를 통해 입대했다.
 
그러나 허 하사는 이듬해 5월7~13일 인제 저항령에서 벌어진 ‘설악산 부근 전투’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장렬히 산화했다.
 
설악산 부근 전투는 전쟁 당시 국군 제11사단이 동해안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6사단과 벌인 전투다.
 
저항령은 해발 1100m 이상 험난한 산악지역으로 전사(戰史)에서도 당시 탄약과 식량 보급에 제한이 많았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배 장병들의 유해 발굴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은 곳 중 한 곳이다.
 
허 하사의 유해는 국유단과 육군 12사단 장병들이 암석 지대인 저항령 정상에서 넙다리뼈를 식별하면서 발굴했다.
 
이후 바위를 치워가며 주변을 탐색한 결과 바위 틈새에 산발적으로 분포한 발가락뼈, 발목뼈 등이 추가로 나왔다.
 
유해의 일부 골격에서는 불에 노출돼 수축·손상된 흔적이 확인됐고 M1 카빈총 실탄과 철모 등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2011년 5월 경 강원도 인제군 저항령 일대에서 발굴한 고(故) 허창식 하사 유품(전투화 밑창, 철모).[사진=국방부]


 
이번 신원 확인은 고인의 남동생 허창화씨(87)의 아들이 국유단의 유해 발굴 사업을 알게 돼 부친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 서부보건소에서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유단은 2021년 채취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고인의 유해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형제 관계를 확인했다.
 
허 하사의 형인 고 허창호 하사도 6·25전쟁 당시 11사단 소속으로 전북 순창지구에서 참전했다가 1951년 1월30일 동생보다 먼저 전사했다.
 
허 하사의 유해를 가족 품에 전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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