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더 이상 없다" 베트남 법인세 15%, 투자기업 악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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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3-03-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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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과세표준 적용에 내년부터 최저 법인세 올리는 베트남

  • 삼성 등 주요 투자기업에 부정적 영향 미친다는 의견 불거져

  • 정부 "전담팀 통해 대응책 강구할 것", 업계 "다른 혜택 제공돼야"

베트남 빈즈엉성에 위치한 상가포르(VSIP) 제2공단 전경 [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베트남이 글로벌 과세 표준으로 법인세의 최저비율인 15%를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하면서 베트남 외국투자기업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과세표준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도로 베트남을 포함한 전 세계 137개국이 최저 법인세율 15% 법안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28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VN다이렉트 증권은 최근 전망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에 최저 법인세가 15%가 되면, 삼성·LG·애플 등 다국적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의 세금 인센티브가 없어지면 베트남의 해외직접투자(FDI)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쩐꽌히엔 VN다이렉트 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내년부터 15%의 최저 법인세율이 적용되면 베트남에 현재 있는 대부분의 세금 인센티브는 더 이상 다국적 기업에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은 필리핀과 같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투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를 유지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전에 기업과 맺은 인센티브 약속을 유지하고 또 다른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트남의 기본 법인세율은 20%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법인세 감면 기간 제공과 법인세 최대 5% 인하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지원해왔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구글 등 일부 첨단기술 보유 글로벌 기업에게는 최저 10% 수준까지 법인세를 낮추는 혜택을 제공해왔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 2014년에도 인도네시아가 다국적 기업에 법인세 면제 기간을 10년 동안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최대 15년 기간의 제공을 약속하면서 자국에 기업 유치를 독려한 바 있다.

VN다이렉트에 따르면 15% 법인세 적용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FDI 기업들이 내년부터 추가로 부담해야 할 법인세는 적어도 수백조 동에 이를 전망이다.

캐논(Canon) 베트남의 응우옌티투후엔 부국장은 VN익스프레스에 “세금 인센티브는 회사가 베트남에서 대규모 생산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당시 인센티브를 약속받았던 세금을 다시 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구체적인 지침과 약속을 원한다”고 우려했다. 

폭스콘 베트남 측은 “베트남 정부가 다국적 기업이 여전히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며 “태국 같은 경우 높은 세금을 보상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전기 가격 할인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베트남 정부는 법인세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와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 19일,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2023’에 참석해 OECD가 제정한 글로벌 최소 법인세는 연간 매출이 7억5000만 유로 이상인 기업에 15%의 세율을 적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법인세 시행을 위한 방안을 면밀히 연구하고 제시할 특별실무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트남이 자체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 전문가, 경제학자, 금융 전문가, 세무 전문가로 이뤄진 전담팀이 다른 국가의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새로운 규정이 발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내 FDI 기업들의 법인 소득세 평균 비율은 12.3% 수준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세금 인센티브의 비율은 1%에 불과하다. 반면 FDI 기업의 GDP 비중은 30%가 넘고 FDI 기업의 수출액은 전체 72%에 달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주요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라면서도 “국내 기업들은 법인세 증가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와 지속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 법인세 이외의 다른 행정 절차 비용을 낮추는 것도 현지 투자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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