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서막 알린 'ATS'… 경쟁 vs 분산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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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3-03-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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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27일부터 ATS 인가신청 접수

  • 거래소 70년 독점체제서 경쟁체제로

  • "시장 활성화" vs "밥그릇 쟁탈전" 충돌

  • 자본 분산땐 글로벌 경쟁력 둔화 우려

[자료=ATS 설립에 관한 연구(2020년, 이기환),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금융당국이 오는 27일부터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대체거래소) 인가신청 접수를 개시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이 나온다. 건전한 경쟁에 따라 자본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소위 ‘밥그릇 쟁탈전’에 의한 자본분산으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거래소 간 경쟁체제 구축을 통한 자본시장 발전을 도입하기 위한 일환으로 AT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ATS 예비인가 신청서를 일괄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에 ATS는 올해 안에 정식출범될 예정이다.
 
ATS는 시장참여자가 정규거래소 이외에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가리킨다. 과거에도 국내에서는 ATS 설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ATS 설립을 위한 법적근거가 처음으로 마련됐지만 당시 규제가 엄격해 설립되기 어려웠다.
 
이후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ATS 설립 부진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됐고, 2016년 6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통해 일부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지난해 넥스트레이드라는 사명의 ATS 준비법인이 출범하고, 올해 ATS 예비인가 신청까지 진행되는 상황인 것이다.
 
넥스트레이드에는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8개사가 발기인으로, 총 26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이외 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 유관기관도 출자했다.
 
ATS가 정식출범하게 되면 한국거래소의 70년 독점체제가 깨지게 된다. 이에 경쟁을 통한 투자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거래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고, 매매 시스템 개선을 통해 체결 속도가 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 한국거래소와 ATS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됐다는 점도 초기 혼란을 방지해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 매매체결 대상상품이 한국거래소는 증권, 파생상품이고 ATS는 상장주권, 주권 관련 증권예탁증권으로 구분됐다. ATS에서는 향후 증권형 토큰(STO), 대체불가능토큰(NFT) 등도 매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선진자본시장에서 활성화된 ATS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 ATS 상장주식 점유율은 2020년 전체 시장의 11%를, 142개 ATS가 있는 유럽의 경우에는 전체 시장의 28%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기준 미국의 경우 정규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27조6900억달러, 24조5600억달러를, 유럽의 유로넥스트의 경우 7조3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거래소는 상위 5위 안에 안착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거래소의 경우 1조4000억달러에 불과하며 상위 15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ATS와의 자본 분산이 이뤄지면 글로벌 자본시장 속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자본시장이 해외에 비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체거래소와의 자본 분산이 득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TS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활성화되려면 투자자 유인요소가 생겨야 한다”며 “투자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 다양화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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