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명계' 반발 잠재울 히든카드는 '지명직 지도부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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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3-03-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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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미래, '전면적 인적 쇄신' 요구에...사무총장 포함 여부 주목

  • 당내 인물난·친명계 반대 등 변수…李, 21일 민평련 만나 추가 논의

  • 일각에서 전 당원 투표 제안..."'李 사퇴론' 더 커지게 될 가능성 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및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는 3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장기화하는 당 내홍을 수습하고자 대책을 고민 중이다.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향해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지난 의원총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지면 내 정치도 끝난다"며 결연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명계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 대표가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미래(더좋은미래)가 요구한 당직 개편, 즉 인적 쇄신카드를 꺼내들지 주목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를 비롯한 계파색이 옅은 중간 지대 의원들까지도 현 지도부가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왔다. 친명계에서는 당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그리고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 정도를 양보할 수 있는 인적 쇄신의 범위라고 생각하는 상태다.

이 대표 역시 지난 16일 의총에서 "최고위가 단일 체제로 구성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단일한 색채가 문제이고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당직 개편을 감행한다면 지명직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인적 쇄신 두고 갑론을박...친명 "책임 묻는 인사 반대" vs 비명 "사무총장 교체해야"

이에 대해 비명계 일부는 내년 총선 공천권과 밀접한 사무총장은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비명계 한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사무총장 정도 수준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적 쇄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무총장은 물론 전략기획위원장, 대변인까지 모두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수준으로 가게 되면 당이 안정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반면 친명계는 현시점의 당직 개편을 두고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고작 반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떠밀리듯 하는 조직 개편은 쇄신 효과를 반감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친명계 의원은 "누구 하나를 콕 집어, 책임을 묻는 인사는 반대"라며 "지도부가 충분히 논의한 뒤 당에 맞는 제도 개선을 하게 되면  인적 쇄신은 자연스럽게 뒤따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인물난은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2021년 4·7 재보선과 지난해 3·9 대선, 6·1 지방선거까지 연패하면서 당 지도부가 여러 차례 바뀐 데 따른 탓이다. 한 중진 의원은 "한 번 했던 사람을 쓸 수도 없지 않으냐. 또한 원내대표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인적 쇄신 실행 여부나 그 시점에는 현재 진행형인 '검찰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를 기소할지, 그에 앞서 2차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분 수습책인 '당직 개편' 카드를 쓸 타이밍을 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단 이 대표는 개별 의원과 일대일 면담, 그룹별 간담회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두루 듣고 결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오는 21일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중 한 명은 비명계가 맡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라고 전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사퇴론 사전 방지...'전당원 투표' 제안도

친명계 일각에서는 인적 쇄신 요구가 결국 당 대표 사퇴론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위기는 쇄신할 필요가 있지만, 문제는 인적 쇄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인적 쇄신을 한 번 수용하면 목표가 총선 앞두고 당 대표를 갈아보자는 그거지 않느냐"며 "당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한 지속해 물러나라고 계속 이야기할 것이고, 이 목소리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전 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재명 대표 사퇴(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것인데, 이것을 (이재명 대표가) 개인기로 돌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은 전 당원 투표를 하는 것이다. 지도력을 더 공고히 해서 정권에 똘똘 뭉쳐 맞서는 민주당을 국민들이 원하지 않느냐"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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