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성 담화에 포사격 주장까지…北도발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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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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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한미 군사 움직임 주시중…압도적 행동 준비태세"

  • 北 "경기 파주서 포사격 도발"…합참 "근거없는 억지주장"

  • 3~4월 핵전력 훈련·고체 ICBM 및 정찰 위성 발사 가능성

 
 

북한이 18일 오후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화성-15형'[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13~23일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방패(프리덤실드·FS)’를 앞두고 도발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북한은 ‘압도적 대응’ ‘선전포고’ 등 한·미를 겨냥한 언급을 쏟아냄과 동시에 우리 군이 접경 지역에서 포사격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며 트집잡기에 나섰다.
 
한·미 연합훈련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이달과 다음 달이 북한 군사 도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잦아지는 것을 의식한 듯 ‘신속·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엄포를 놨다.
 
김 부부장은 7일자 담화에서 한·미의 군사적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 태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6일 서해 상공에서 한국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하는 등 최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잦아지는 것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김 부부장은 “우리의 전략 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는 존 애퀼리노 미 인태사령관이 최근 “북한이 ICBM을 태평양에 발사 시도 시 격추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 북한군 총참모부도 도발 명분 쌓기 가세
 
김 부부장의 담화가 발표된 날 북한군 총참모부도 도발 명분 쌓기에 가세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에서 “오늘 오전 적은 서부전선 전방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사격장에서 30여발의 포사격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성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매우 엄중한 무력도발 행위”라며 “적측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도발적인 군사 행동을 당장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초리 사격장은 미군이 ‘스토리 사격장’이라고 부르며 다연장로켓포(MLRS) 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이 사격장에서는 군사분계선(MDL)에서 5㎞ 안에서 포병 사격훈련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실사격 훈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우리 군은 해당 지역에서 포사격은 없었다고 즉각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지역에서 우리 군의 포사격은 없었다”며 “북한군 총참모부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며 근거없는 억지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이런 주장은 긴장 고조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고 무력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항상 그랬듯이 도발의 빌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앞으로의 북한 도발이 정당하다는 위협성 경고”라고 분석했다.
 

6일 한반도 서해 상공에서 한국측 F-15K 및 KF-16 전투기와 미국측 B-52H 전략폭격기가 참여한 가운데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3~4월 한·미 연합훈련 및 정상회담, 北도발 분수령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3~4월 핵전력을 포함한 대규모 훈련을 펼치고 신형 고체 ICBM 및 정찰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한·미 훈련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3, 4월에 핵과 재래식을 결합한 대규모 훈련을 전개하고 신형 고체 ICBM을 발사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김정은 지시에 따라 4월 중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대출력 고체엔진 시험을 참관했는데, 이는 개발이 끝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4월 중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상존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 모두 발언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실험장 내 3번 갱도 근처에서 활동 징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06년 10월, 2009년 5월, 2013년 2월, 2016년 1월·9월, 2017년 9월 등 모두 6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의 우라늄 채굴도 활발한 상황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7일(현지시간)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에 있는 우라늄 광산의 제1 갱도에서 우라늄 채굴이 지속되고 있으며 농축 우라늄 원재료 옐로우케이크를 생산하는 정련공장도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38노스는 2003년 이래 활동이 중단됐던 다른 3곳의 갱도에서도 최근 2~3년 사이에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돼 우라늄 채굴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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