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유출 의혹' 아이언메이스에 넥슨 "끝까지 엄중한 책임 물을 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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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3-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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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전날 아이언메이스 압수수색… 수사 진행중

  • 넥슨 'P3' 개발팀, 절반 이상 아이언메이스에 입사

  • 유사 게임 등장… "미연에 방지 못한 점 사과"

경기 분당에 위치한 넥슨 사옥[사진=넥슨]

넥슨이 국내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자사 미출시 게임인 가칭 'P3'를 무단 반출했다고 보고 경찰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8일 오전 사내 공지문을 통해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다음은 본지가 입수한 넥슨의 사내 공지문 전문.

안녕하세요, 넥슨코리아 감사·법무실입니다.

어제 우리의 신규개발 프로젝트 'P3' 무단 유출과 관련해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이뤄졌습니다.

회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드렸습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사의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더 나아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맡은 업무에 충실하게 임하고 계신 모든 임직원분들께서 앞으로도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치며 일할 수 있는 권리와 환경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언론보도와 함께 부정확한 다양한 정보들이 양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무엇이 '옳고 그름'이며,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간단한 문제입니다.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회사의 입장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하려 하는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P3 프로젝트의 시작

P3는 2020년 7월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입니다. 신규개발본부 내 회의를 통해 던전크롤러 장르를 만들어보자는 결정을 했고, 대중화된 1인칭 슈팅(FPS)·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중세 판타지 컨셉과 검증된 메타플레이를 결합한 이용자간대결(PvP) 장르를 만들기로 계획했습니다.

-빌드파일 유출과 팀원 퇴사 회유

회사는 P3 프로젝트 리더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또한, P3 프로젝트 구성원 전원에게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언급하며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함께 P3 프로젝트와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징계해고 및 형사고소

회사는 2021년 7월 관련 조사를 착수했으며, A씨를 징계해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사의 일환으로 회사 데이터 추가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개인 서버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서버를 와이핑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했습니다. 2021년 8월 회사는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P3 개발 잠정 중단

A씨 징계해고 후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인 기획파트장 B씨 등 P3 인력 다수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20명 남짓하던 P3팀 인력 중 약 50% 이상이 퇴사했습니다. 당시 회사를 떠난 대부분의 직원들이 현재 아이언메이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개발자료가 도용되고 주요 개발인원이 빠지게 된 P3의 개발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여러 고민 끝에 회사는 개발 방향을 전환해 P7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유사 게임의 등장

그 이후 불과 1년 뒤인 2022년 8월, 아이언메이스에서 P3와 매우 유사한 다크앤다커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언메이스가 설립된 것이 2021년 10월이니, 회사 설립 기준으로 불과 10개월 만에 다크앤다커의 알파테스트가 진행된 것입니다. 다크앤다커는 핵심 콘셉트인 판타지 세계관, PvP·이용자대게임(PvE)을 결합한 장르적 특성, 전투 시스템을 비롯한 주요 플레이 방식, 클래스 등의 주요 기획 내용은 물론, 사용자환경(UI) 디자인, 아트 등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이 P3 프로젝트와 매우 흡사해 독립적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없습니다.

P3가 정상적으로 사내에서 개발됐다면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이름을 걸고 유저들에게 선보여졌을 것입니다.

P3에서 함께 게임을 개발하며 땀과 열정을 나눠왔지만 전 동료들의 비양심적인 행위로 인해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빛을 보지 못하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사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전 P3 팀원들이 느끼고 계실 마음의 상처와 분노는 가늠할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서 전 P3 팀원 분들과 모든 임직원 분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회사는 수사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현 시점에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드리기는 여의치 않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사와 법적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 분들께서 혼란을 느끼시지 않도록 필요할 때 마다 지속적으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무엇보다 회사와 우리 구성원 모두의 '자존심'과 '자긍심'의 문제이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사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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