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은 STOP, 윤경림은 GO…우리금융과 KT의 엇갈린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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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3-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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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아주경제DB]


정치권으로부터 수장 교체 압박을 받아온 우리금융그룹과 KT가 전혀 다른 결론을 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우리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반면 구현모 KT 대표 복심으로 평가받는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은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우리금융은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임기를 10개월 가량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기 전 물러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3월 손태승 회장 체제에서 취임한 이 행장은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손 회장과 장기간 호흡을 맞췄던 만큼 지주와 은행이 원 팀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실제 이 행장 체제 하에서 우리은행은 2022년 당기순익 2조9198억원을 거두며 우리금융 전체 순익(3조4813억원)의 84%를 담당했다. 또한 이 행장은 디지털과 ESG, 내부통제 이슈에서 다소 어수해진 조직 분위기를 잘 추스러 소통 리더십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초까지 지속된 정치권 압박 속에 손 회장의 3연임 도전이 무산되고 ‘임종룡 체제’가 예고되면서 이 행장의 거취 역시 불투명해졌다. 그럼에도 우리은행 경영 안정성 차원에서 임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일각에서는 임 내정자와 동행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결국 이 행장이 자리를 내려놓게 되면서 우리금융은 임 내정자 회장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해 후임 행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반면 같은날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윤경림 사장을 확정 발표했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3월 말 개최될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윤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경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의 전신인 하나로통신 등 통신 분야를 두루 거쳤다. KT에서는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KT 역시 신규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정치권의 압박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KT 이사회는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던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발표했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자 지난달 선임 절차가 다시 시작했고 구 대표는 후보군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구 대표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윤 사장이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우리은행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 사장은 2019년 KT를 퇴사한 뒤 2021년 구 대표 체제에 복귀한 인물이다. 구 대표 재임 기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구 대표의 ‘오른팔’로 알려져있다.

윤 사장은 최종 후보로 확정된 이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사장은 KT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선정되긴 했으나 주총 의결이라는 최종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앞서 구 대표 역시 최종 후보로 선정됐지만 선임 절차가 번복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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