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K-MBK컨소가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메디트와 합병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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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3-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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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준히 제기되는 합병설…"밸류에이션 격차 너무 커 어렵다"

  • IB관계자, "엑시트한 회사를 다시 재투자하는 PEF는 없다"

오스템임플란트 사옥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유니슨캐피탈코리아 및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하 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90%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가장 많은 지분율을 시장에서 확보한 사례다. 이로써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는 자진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스템이 메디트와 합병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두 기업의 기업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합병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특히 UCK 입장에서는 엑시트했던 회사에 다시 투자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없다는 것이 IB 업계의 중론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UCK컨소시엄은 공개 매수 만료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65.1%를 확보했다. 최규옥 회장 등 최대주주 소유 지분과 취득 예정 전환사채(CB) 등을 더하면 유니슨 컨소시엄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총 88.7%다.

UCK컨소시엄의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서 남은 오스템 지분의 강제 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잔여 지분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스템 상장폐지 작업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오스템이 메디트와 합병할지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UCK컨소시엄 측은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메디트와 오스템 간 사업적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설이 제기되는 이유는 기업가치가 향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상 구강스캐너는 임플란트와 패키지 형태로 판매된다. 치과의사가 구강스캐너로 입 속 구조를 확인한 뒤 이에 알맞게 임플란트 시술을 제공한다. 일반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업체들이 추천하는 구강스캐너를 이용한다. 한송엽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디트는 구강 스캐너 단일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메디트가 오스템이 구축해놓은 영업망을 활용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오스템과 메디트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으나 합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합병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디트는 작년 연매출 2700억원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인수가격이 2조4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메디트의 올해 실적 기준 EV/EBITDA 멀티플은 약 16배다. 오스템의 경우 현재 증권가에서 작년 매출액 1조489억원을 고려해 EV/EBITDA 7.7배로 적용하고 있다. 

EV/EBITDA 배수는 M&A 가치평가 관점에서 기업인수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즉, 메디트는 투자금액을 회수하는데 16년이 걸리고 오스템은 회수하는데 7년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합병을 강행할 명분도 마땅치 않다. IB관계자는 "메디트가 오스템과 합병을 하면 유니슨캐피탈이 다시 재투자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시트했던 회사를 다시 투자하는 PEF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양사 간 업무협약(MOU)를 통해서 시너지만 하면 되지 굳이 합병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PEF 관계자는 "양사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합병할 이유가 없다"며 "(영업)유통망만 공유해도 시너지는 충분히 날 수 있다. MOU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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