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갈 곳 잃은 튀르키예行 고철···글로벌 철강시장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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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2-1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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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세계 최대 고철 수입국

  • 주요항구 마비로 글로벌 시장에 풀려

  • 전기로 사용 국내 제철사엔 호재될 듯

세계 최대 스크랩(고철) 수입국인 튀르키예의 주요 항구가 강진으로 마비되면서 글로벌 철강 시황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튀르키예향(向) 스크랩이 글로벌 시장에 풀리면서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전기로를 주로 운용하는 튀르키예 철강제품 생산이 멈추면서 주요 제강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튀르키예 소식통에 따르면 튀르키예 주요 항구인 이스켄데룬(Iskenderun)과 메르신(Mersin) 항이 강진 영향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머스크(Maersk), 하팍로이드(Hapag-Lloyd) 등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 역시 튀르키예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고등교육기관 협력체 러셀그룹은 이스켄데룬 항에서만 약 6억7900만 달러에 이르는 무역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봤으며 특히 튀르키예 주요 수출품인 철강제품 무역손실이 367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튀르키예는 스크랩을 연간 약 2500만t(톤) 수입하는 세계 최대 스크랩 수입국이다. 미국발(發)-튀르키예향 스크랩 가격은 글로벌 가격 기준이 될 정도로 튀르키예가 글로벌 철강 시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튀르키예 주요 항구 마비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 추가로 풀릴 스크랩 양은 매달 210만t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미국은 연간 1800만t 규모 스크랩을 튀르키예에 수출하고 있는데 강진에 의한 항구 피해가 복구되기 전까지는 미국 내에 스크랩 재고가 쌓일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쌓이는 스크랩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수출처를 찾고 있다. 매달 210만t에 달하는 스크랩이 글로벌 시장에 풀리게 되면서 글로벌 스크랩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2021년 미국과 중국 경기 부흥책으로 인해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스크랩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철강제품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달 기준 t당 50만원 전후로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면 시장에 풀리는 스크랩 양은 많아질 것이고 스크랩 가격 하락 압력은 더욱 거세지게 된다.

이 같은 추세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이들 기업이 스크랩을 투입하는 전기로를 주력으로 운용 중인데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반면 스크랩을 원료로 한 전기로 제품의 글로벌 생산량을 감소하면서 철강제품 가격은 인상될 여지가 높다. 전기로는 철광석을 투입하는 일반 고로와 달리 불순물이 높은 스크랩을 투입해서 가동되며 주로 봉형강류, 철근 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를 주력으로 운영하는 포스코 등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기업에는 수익성 개선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긴 하지만 여전히 스크랩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튀르키예 강진으로 인해 가격 하락세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켄데룬 항구에서 지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컨테이너와 크레인 등이 불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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