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토큰 사용량 美 압도…한국은 존재감 '제로'

  • 딥시크·텐센트 등 중국 오픈소스, 상위 10개 모델 중 6개

  • 주간 사용량 18조 대 5조5000억 토큰 '3배 격차'

  • 솔라 프로 3 등재됐지만 韓 모델 상위권 전무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이 세계 최대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토큰 처리 점유율 기준으로 미국을 완전히 역전했다. 1년 만에 점유율 구도가 뒤집히면서 미·중 AI 경쟁의 승부처가 모델 성능에서 실사용 물량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오픈라우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마지막 주 기준 토큰 처리 점유율은 중국 모델 48%, 미국 모델 20%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미국 74%, 중국 20%였던 구도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오픈라우터는 전 세계 개발자가 단일 API로 400개 이상의 AI 모델을 호출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으로, 주간 처리량이 25조 토큰에 달해 실제 개발 현장의 모델 선택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물량 격차는 3배가 넘는다. 상위 9개 모델 기준 주간 사용량은 중국 모델이 약 18조 토큰으로 미국 모델(약 5조5000억 토큰)을 크게 앞섰다.
 
6월 리더보드에서는 딥시크 'V4 플래시'가 토큰량 1위, 텐센트 'Hy3'가 2위에 올랐고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상위 10개 중 6개를 차지했다. 한때 시장을 독점했던 오픈AI는 회사별 토큰량 기준 딥시크에 크게 뒤진 4위로 밀렸다.
 
역전의 동인은 가격이다. 중국 모델의 API 가격은 미국 주요 모델 대비 10~20배 저렴하고, 딥시크 V4 플래시는 출력 토큰 기준 GPT-5.5보다 최대 150배 싸다. 코딩·에이전트 작업이 플랫폼 전체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초 11%에서 50% 이상으로 커지며 토큰 소모가 폭증하자 비용이 모델 선택의 1차 기준이 됐다. 미국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오픈소스 AI 스택을 쓰는 스타트업의 약 80%가 중국 모델을 구동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성능 격차도 좁혀졌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에서 중국 오픈웨이트 최상위 모델인 문샷AI '키미 K2.6'과 샤오미 'MiMo-V2.5-Pro'는 각각 54점으로, 미국 최고 모델인 GPT-5.5(60점)와 6점 차에 불과하다. 1년 전 중국 오픈웨이트 최고 모델의 점수가 22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급격히 줄었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미국은 견제에 나섰다. 미 하원 중국특위와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 4월 에어비앤비와 AI 코딩 도구 '커서' 개발사 애니스피어에 중국 모델 사용의 국가안보·데이터 보안 우려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딥시크가 자사 API로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한다고 명시하는 등 중국 국가정보법상 데이터 제공 의무가 기업 코드·업무 데이터에 결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안전성과 데이터 보호가 중요한 기업용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미국 모델이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앤트로픽은 6월 기준 오픈라우터 회사별 주간 토큰량에서 점유율 14.8%로 2위를 유지했고, 토큰당 단가가 높아 매출 기준으로는 중국 모델과의 격차가 훨씬 크다.
 
한국 모델은 이 경쟁에서 사실상 존재감이 없다.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 3'가 지난 1월부터 오픈라우터에 등재돼 있지만 누적 처리량은 수십억 토큰 수준으로, 주간 25조 토큰이 오가는 플랫폼에서 사용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국 모델은 전무하다. 네이버와 LG AI연구원 등도 자체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개발자 시장에서의 사용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 주도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도 아직 진행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국내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오픈라우터 등을 경유해 중국 모델을 사용하는 규모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산 모델이 전기요금 등 추론 원가 구조상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가운데 AI기본법에는 외국 모델 API 사용에 대한 규율이 없어, 중국 모델의 국내 침투를 견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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