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판도가 바뀐 모습이다. 테슬라 등 낙폭이 과대했던 미국 기술가 회복하면서 관련 ETF 상품이 반등했다. 반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던 중국 리오프닝 관련 ETF 상품은 현재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꾸준히 자금 유입이 이어져 추가 상승 여력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가 수익률 46.29%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그 밖에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가 33.42%, KODEX 미국FANG플러스(H)가 32.04%를 기록하는 등 미국 기술 관련 ETF 상품들이 수익률 1~5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KODEX 미국스마트모빌리티 S&P·HANARO 미국메타버스·KODEX 미국반도체MV·KODEX 미국클린에너지나스닥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1~12월만 해도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로 관련 상품들이 ETF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당시 수익률 1위와 2위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와 KODEX차이나 H레버리지(H)로 각각 87.83%, 64.64%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도 TIGER 화장품 3위(33.81%), KBSTAR차이나HSCEI(H) 등 11위까지가 모두 중국 리오프닝 관련 상품이었다.
최근 테슬라의 깜짝 실적, 투자자의 쇼트커버, 챗GPT 기술 등 화제로 관련 ETF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2차전지 관련 상품은 최근 테슬라의 급등으로 수익률이 상승했다. 또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관련 ETF 수익률이 회복됐다. 반도체 관련 상품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이에 따른 반도체주에서 쇼트커버가 나와 ETF가 급등했다.
다만 미국 기술 관련 ETF 수익률만큼 순유입 규모는 활발하게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 1위인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는 50억원을, 2위인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는 4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밖에 미국 FANG 상품 등 상위권 상품 모두 강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 관련 ETF 상품은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지금도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같은 기간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에는 20억원이, KBSTAR 중국MSCI China(H)에는 12억원이,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에는 7억원이 유입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관련 ETF 상품 수익률이 반등세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들은 보수적"이라며 “오는 3월 중국 양회까지 지켜봐야 시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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