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인만 시청하라는 넷플릭스… 수익 쫓다 집토끼마저 잃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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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2-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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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계정 공유 제한 시점과 방식 등 미확정

  • 정책 공지 내용 반나절 만에 수정하면 혼란 가중

  • 넷플릭스 정책 변경으로 OTT 업계 변화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수익성 둔화로 골머리를 앓던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도 이용자 간 '계정 공유 차단' 정책을 펼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작년부터 남미권 국가를 중심으로 계정 공유를 금지해왔다. 국내에서는 1분기(1~3월)부터 본격적으로 계정 공유 차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넷플릭스가 충성도 높은 고객 중심으로 이용자층 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번 넷플릭스 정책 변화로 티빙·콘텐츠웨이브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서비스 운영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다.

1일 넷플릭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외 계정 공유 제한 시점과 방식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정책 실시 시점에 대한 답변을 삼갔다. 앞서 넷플릭스는 전날 밤 국내 홈페이지에 가족 외 계정 공유 차단을 골자로 한 자사 신규 정책을 공지했다.

국내 도입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올해부터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계정 공유 시 추가 수수료 등 요금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작년 초 페루·칠레·코스타리카 등 일부 남미 지역에서 가족 구성원이 아닌 사람과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부과토록 하는 요금제를 시행해왔다.

다만 정확한 도입 시점은 미정이다. 하지만 이르면 다음 달 중 계정 공유 제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1분기 말 계정 유료 공유 서비스를 더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더불어 2021년 국내 서비스 이용료 첫 인상 당시 약관 변경 공지 한 달 이후에 해당 요금 인상분이 적용됐다.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앞으로 같은 장소에 거주하는 사람끼리만 넷플릭스 서비스 계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같은 가족 구성원이어도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면 계정 공유가 어렵다. 기존에는 거주 위치에 관계 없이 요금제에 따라 최대 4명까지 지원해 한 번 결제만으로 한 가정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국내 이용자들은 반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에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었는데(그게 사라졌다)'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구독했는데 이번에 서비스 구독을 해지하겠다'는 목소리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 수수료를 지불하면 계정 공유를 허용할 것이란 예측을 벗어난 점도 영향이 크다.

더구나 넷플릭스가 정책 공지 내용을 반나절 만에 수정해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오후 기준 △최소 31일에 한 번씩 기본 위치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콘텐츠를 시청해야 하고 △여행·출장지 등 다른 위치에서 넷플릭스 시청 시 임시 액세스(접근) 코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등 일부 내용이 삭제됐다.

계정 공유 금지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조치다. 사실 넷플릭스 등 다수 OTT 업체는 원칙적으로 타인과 계정 공유를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이용자 확대를 목표로 운영해 이를 잠시 묵인했지만 OTT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지 사항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충성 고객층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업체가 (계정 공유 금지 등을 반영해) 정상 서비스로 돌려놓는 과정"이라며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선별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티빙·콘텐츠웨이브 등 토종 OTT 업체의 변화도 주목된다. 현재로선 요금제 변화, 계정 공유 금지 등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수익성 둔화가 지속되면 국내 OTT 업체들도 요금제 인상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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