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악재에 움츠린 기업들...연초부터 감산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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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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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제철소 조강생산 목표 200만t 감소

  • 한국조선해양도 목표 하향·현대차그룹은 정체

  • 대기업 투자 철회·기업가치도 하락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악재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이 생산목표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 국면이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업계 전반에 감산 움직임이 확산할 전망이다.

주요 대기업들의 생산 감소는 당장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협력업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자금 경색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감마저 감소하게 되면 중소·중견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항제철소 조강생산 목표를 전년 대비 200만t(톤) 하향 조정했다.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한 고로 중단은 이미 복구됐지만 상반기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양제철소 역시 비슷한 수준의 감산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올해 조강생산량은 최대 400만t이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포스코가 제시한 연간 조강생산 목표는 3650만t으로 2021년 목표치인 3780만t과 비교해 3.43%가 감소했다. 올해까지 2년 연속 조강생산 목표를 하향한 가운데, 올해 하락치는 최대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26억 달러(약 3조2400억원)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 46억500만 달러의 56% 수준이며, 수주 실적인 86억6200만 달러의 30% 수준이다. 같은 그룹에 속한 현대중공업은 특수선을 제외한 상선 분야의 올해 수주 목표를 7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 69억5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실제 수주 실적 107억 달러와 비교하면 65%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0.66% 소폭 상향된 752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 목표를 2021년 대비 5.5% 오른 747만대를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올해 자동차 시장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시장에서는 주요 대기업들의 투자 철회 소식과 증권가의 기업 가치 하락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온은 최근 미국의 완성차 기업 포드, 튀르키예 제조기업 코치와 함께 튀르키예에 짓기로 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을 전면 철회했다. 시장은 SK온이 튀르키예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상황이 여의찮아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황도 좋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69만원에서 62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68만원에서 62만원으로, SK증권은 75만원에서 67만원으로 하향했다. 전 분기 대비 반토막 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더해 올해 상반기 물류비, 금리 등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원인이다. 

이 같은 여파는 국내 지방경제와 중소·중견으로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생산감소와 투자 축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 폭도 역대급일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중소·중견기업이 이 위기를 돌파할 자금조달조차 어려워 정부의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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