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의 정치클릭] 총리의 '무단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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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1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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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2차 가해' 논란 이어 또다시 구설수

[사진=정연우 기자 ynu@]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문 당시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영상 속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 내각을 이끄는 총리라는 점에서 국민 대다수는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은 "경찰관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한 총리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은 거세게 일었다. 한 시민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한 총리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하는 중차대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 신청을 한 이미지를 캡처해 올렸다. 

한 총리는 이날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았지만 유가족들의 반발로 30초 만에 발길을 돌렸다. 한 총리의 방문은 예고 없이 진행된 일정으로 유가족들로부터 '보여주기식 조문'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을 한 총리가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유독 여러 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는 농담하고 웃음을 지어 비판을 받았고, 지난 15일 기자단 백브리핑 현장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에 대한 질문에 "본인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발언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를 가벼운 '사고'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기자가 그동안 백브리핑 현장에서 봐 온 한 총리는 '모범생'이다. 실제로 제8회 행정고시로 입직해 특허청장, 국무조정실장, 재정경제부장관 등을 지낸 '고관대작'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경제통'으로 불리면서 총리에 재직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국정 운영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내외로 동분서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오랜 세월 정부에서 일한 경험과 내공이 있기 때문일까. 그의 이런 노력은 내년 초 불거지는 ‘개각설’을 일축시킨다.
 
한 총리는 결국 23일 경찰이 부과한 범칙금을 납부하고, 일정과 동선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입장 표명보다는 상황 파악을 위한 소통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부족한 것은 공감능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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