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시작과 끝 장식한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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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12-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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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엔딩

월드컵 우승 퍼레이드 중인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환호하는 아르헨티나 국민. [사진=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종료됐다.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세 번째 월드컵을 들어 올렸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카타르부터 아르헨티나까지 선수들을 환대했다. 

전국에서 메시의 유니폼과 국기가 펄럭였다. 사람들의 입에는 응원가가 붙었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부터 최남단인 우수아이아까지다.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와 '라스트 댄스'를 춘 메시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지난 11월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진행됐다. 아르헨티나의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전반 10분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기를 지켜보던 전 세계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 1대0 마무리. 후반전부터는 끄덕이던 고개가 멈추고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후반 3분 살레흐 알 세흐리에게 동점 골을, 후반 8분 살렘 알 다우사리에게 역전 골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점수가 1대2가 됐다.

아르헨티나는 동점에 역전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심판은 오프사이드를 연신 외쳤다. 그 결과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눌렀다. 사람들은 '루사일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이 패배는 아르헨티나에 특효약이 됐다. 이후 두 경기(멕시코전, 폴란드전)에서 내리 이겼다. 조별리그 C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반면, 사우디는 4위로 탈락했다.
 

대화를 나누는 리오넬 메시(왼쪽)와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 [사진=연합뉴스]

조별리그 중이었던 11월 25일은 카타르 도하에 축구 전설들이 모였다.

2020년 11월 25일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디에고 마라도나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은 마라도나의 동상이 세워졌고, 벽화가 그려졌다. 마라도나의 손에는 월드컵이 쥐여있었다. 1986년 달성한 것으로 아르헨티나 역사상 두 번째 월드컵이다.

마라도나의 추모행사를 보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메시를 떠올렸다. 메시는 커리어 역사상 월드컵이 없었다. 그런 메시도 의식하듯 마라도나의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추모와 결의의 의미로다.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호주를 2대1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메시가 춤사위를 펼치니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도 합류했다.

네덜란드전은 혈투에 가까웠다. 축구의 신이라 불린 메시도 화를 냈다. 호날두는 8강에서 춤을 멈췄다. 그라운드부터 라커룸까지 통한의 눈물을 떨궜다.

4강에서는 메시가 직접 모드리치의 춤을 멈추게 했다. 대망의 결승전.

상대는 킬리안 음바페가 버티고 서 있는 프랑스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메시의 월드컵 우승을 응원했다. 4년 전 월드컵을 들어 올린 프랑스 국민 소수도 은근슬쩍 메시를 응원했다.

음바페는 쉽게 내주지 않았다. 2대0으로 밀리던 상황에서 2대2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결과 3대3. 프랑스 마지막 슈팅은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에게 막혔다.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마르티네스가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승부차기 결과 4대2로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메시는 두 팔을 벌리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동료들이 그런 그를 안아줬다.
 

바시트를 입는 리오넬 메시(중앙).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메시는 시상대 위에서 귀족의 상징인 비시트(검은 망토)를 둘렀다. 살금살금 중앙으로 걸어가더니 월드컵을 하늘 높이 들었다. 

메시는 축구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남았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월드컵 우승을 기념해 메시를 1000페소(약 2만3000원) 모델로 고려 중이다.

메시의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2018년 염소와 메시가 함께 있는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염소는 'GOAT'(Greatest Of All Time·최고의 선수)를 뜻한다. 글에 달린 댓글은 좋지 못했다. '월드컵이 없다'는 지적에서다.

아디다스는 4년을 기다렸다. 메시가 우승컵을 거머쥐자마자 SNS에 염소 사진을 게재했다. 혼자 있는 염소는 이런 말을 한다.

"Told you so."(그렇다고 했잖아)
 

[사진=아디다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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