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發 쇼크]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4년 만에 역성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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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2-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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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급격한 경기 위축에 암울한 전망

  • 메모리 반도체 매출 17%↓…시장 하락 주도

  • WSTS "中·아태지역 위축 두드러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한파가 들이닥쳤다. 인텔, 엔비디아, 퀄컴에 이어 미국 대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저 인력을 대거 줄이는 등 생존 전략 짜기에 바쁘다.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혹독한 겨울 나기에 돌입했다. 
 
가트너도, WSTS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 2023년 역성장”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난에 호황을 누리던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처지가 경기 악화로 뒤바뀌었다.
 
얼마 전만 해도 반도체 업계는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비대면 바람을 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1년 기준으로 규모가 6000억 달러(약 785조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며 반도체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악화로 반도체 매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수요 급감으로 인한 공급 과잉에 직면했다.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리처드 고드너 부사장은 “세계 경제의 급격한 악화와 소비 수요 약화는 2023년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트너는 올해까지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돼,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 증가한 6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매출이 3.6% 감소하는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가트너는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 5960억 달러로 예상된다”며 “이는 이전 전망치인 6230억 달러보다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WSTS는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전년보다 4.1% 줄어든 5566억 달러(약 738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19년 이후 4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앞서 WSTS는 올해 초 내년 시장 성장률을 5.1%로 예측했다가 8월에 4.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아예 마이너스 성장으로 수정하며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WSTS와 가트너 모두 스마트폰과 개인용 PC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면서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봤다.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크게 늘린 반도체 업계가 판단 착오를 한 셈이다. 가트너는 “반도체 시장은 소비자 주도 시장과 기업 주도 시장으로 양극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참았던 여행,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부문에 지출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PC 구매는 우선순위에서 뒷자리로 밀렸다. 
 
마이크론 주가 유독 폭락…메모리 반도체 전망 ‘암울’
미국 대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6% 폭락했다. 미국 증시 반도체 업종 대표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올해 33%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이 마이크론의 미래를 유독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맞춤 주문 제작 방식의 시스템 반도체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는 기성품에 가깝다. 사전에 제품을 만들어 놓고 주문을 기다리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경기 급랭에 취약하다. 수요 약화는 곧바로 재고 급증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WSTS와 가트너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WSTS는 202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전년 대비 17% 감소한 1120억 달러까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 역시 해당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16.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WSTS는 2023년 일본, 미국, 유럽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자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을 포함한 아태 시장은 전년 대비 7.5%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대 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에 대해 보다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세계 반도체 시장은 WSTS의 예측보다 더 가파른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테크와이어아시아는 전했다.
 
한편 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도인 2021년 성장률(26.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2.0% 위축한 반면 미주(17% 성장)와 유럽(12.6% 성장) 등은 크게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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