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라운지] AI오류는 범죄일까...'인공지능 윤리' 자문시장 공략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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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2-12-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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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타가 지난달 내놓은 과학논문 생성 AI ‘갤럭티카(Galactica)’가 출시 3일 만에 폐쇄 수순을 밟았다. 교과서와 강의, 사전 등 4800만 가지의 방대한 자료를 딥러닝했지만 인종차별적인 내용의 과학논문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AI 윤리와 법적 규범에 대한 미흡한 검토가 예기치 않은 ‘결함’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의료용 비대면 앱의 개인정보 수집 방식을 점검하고 나섰다. 성희롱 발언 등을 생성해 문제가 된 AI 챗봇 '이루다'의 개발기업 스캐터랩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지난해 4월 1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수집한 AI의 비윤리적 서비스에 대한 법적 검토는 미흡한 실정이다.
 
인공지능(AI)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과 기업, 국가기관을 가리지 않고 관련 기술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용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윤리·인권 이슈 등 관련 부작용과 새로운 법적 쟁점도 끊임없이 출현 중이다.
 
국내 대형 로펌들은 AI의 윤리문제와 새로 등장한 법적 이슈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선제적 자문을 통해 법적 쟁점에 대응하면서, 이와 관련해 창출되는 ‘먹거리’ 선점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AI고유 오류 예방하고, 책임·권리주체 전문 진단도
 
법무법인 태평양은 이상직 변호사를 필두로 한 ‘데이터 AI 전략팀’을 통해 AI 윤리와 관련 분야의 다양한 자문을 이어가고 있다. AI 기술 고유의 흔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인 ‘편향성’ 문제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대표적이다. 

AI 윤리 가이드와 법 체계 마련을 위한 입법 자문도 진행한 바 있는 태평양은 자체적으로 연구한 AI 가이드라인인 ‘자율검증체계’를 개발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법제도 연구반과 인공지능법학회에 참여해 AI의 법적 성격에 대한 선제적 자문을 수행하기도 했다.
 
태평양은 AI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AI의 오작동으로 인한 책임귀속 문제도 검토 중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책임 귀속뿐만 아니라 AI의 발명과 특허 출원 경우에 특허의 권리 귀속을 누구에게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AI 독점으로 인한 시장지배력 남용과 담합에 대한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은 교통법령 등 규제의 영향을 받는 만큼, 이에 대한 자문 수요도 상당하다는 게 태평양 측 설명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의료행위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야기한 손해와 법적 쟁점에 대한 검토 결과를 기업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화우 관계자는 “AI를 의료행위에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점과 법령 수정 사항을 검토해 제시하고 있다. 손해 발생은 명확하지만 인공지능 제조사나 운영사의 행위와 손해 간 인과관계 문제가 모호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관련 법제에 대한 정비작업에도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화우는 해외 법인이 AI를 활용해 창작한 창작물에 대해 AI의 '전자 인격(Electronic Person)'이 국내법상 인정될 소지가 있는지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정책 자문부터 '리걸테크'까지...AI 윤리 전문가 육성
법무법인 원은 데이터 수집·가공에서 나타나는 법적 문제와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에 대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학술기관에서 논의 중인 AI 윤리에 대한 연구 결과를 기업 자문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원 관계자는 “인공지능 사업팀이 서울대와 카이스트, 부산대와 함께 ‘음성·텍스트 딥러닝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 기술 개발’ 용역에 참여해 기술 개발 과정에서의 법적·윤리적 문제 소지가 없는지 검토했다”고 말했다. 원은 지난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AI규제 해소 컨설팅 지원 용역’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국내 AI기업들을 상대로도 법률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AI전문 인력 확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곳도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사내에 AI팀을 배치하고 방송정보통신 분야의 법제 수립에 관한 전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안정호 변호사와 양기철 전문위원, 과기정통부에서 ICT 정책을 수립한 노진홍 변호사, 이태희 전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세종 관계자는 “AI 윤리와 관련해 과기부와 방통위 정부 부처가 제공하는 입법 용역을 다수 수행해 왔다. 국책연구기관 출신 또는 박사 등 전문가들 수혈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법률 자문에 아예 AI기술을 접목했다. 지난 2015년 ‘eYulchon’ 팀을 개설한 이래 제약부터 상표, 건설, 상속, 기업관리 등의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가령,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규정 준수를 판단하는 앱을 통해 약사법·의료기기법 위반 가능성을 기안 단계에서 자가진단하고 지출 보고를 자동 생성하는 식이다. 율촌은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다국적 의료기기업체에도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국제 건설 분쟁 판례 수천 건을 기반으로, 건설 분쟁 시 계약 위반 리스크를 사전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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